승리밖에 모르던 세스 후랭코프(30·두산)가 자신의 KBO리그 커리어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개인 13연승 뒤 첫 패전 멍에.
두산은 10일 수원 KT전에서 1-9로 패했다. 1-0으로 앞선 3회, 선발투수 후랭코프가 홈런 2개를 포함해 8안타 1볼넷 7실점하며 순식간에 흐름을 내줬다.
만일 후랭코프가 승리를 챙겼다면 이는 곧 KBO리그의 역사였다. 그는 KBO리그에 데뷔한 올 시즌 패배 없이 내리 13연승을 거두며 지난해 제프 맨쉽(당시 NC)이 세운 데뷔 시즌 선발 7연승 기록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포함하면 1992년 오봉옥(당시 삼성)의 13연승이 최장 기록이었다. 후랭코프는 4일 롯데전에서 7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시즌 13승째를 따내며 오봉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후랭코프는 롯데전에서 데뷔 연승 타이기록을 세운 직후 “기록은 의식하지 않는다. 좋은 팀을 만난 덕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기록의 중압감 때문일까.
후랭코프는 KT전에서 전체적으로 구위가 떨어졌다. 최고구속은 148㎞까지 나왔지만 KT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후랭코프는 3회 강백호(2점), 윤석민(3점)에게 연이어 홈런포를 얻어맞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최종 성적은 올 시즌 최악인 2.2이닝 7실점.
허무하게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그의 연승 기록은 이어질 수 있었다. 두산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다면 후랭코프의 패전 요건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5월 22일 대전 한화전에서 3.2이닝 6실점으로 강판됐지만 타선의 힘으로 패를 지웠다. 그러나 이날 두산 타선은 KT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에게 단 5안타로 묶이며 1득점에 그쳤다. 1회 박건우의 솔로포가 마지막 득점이었다. 거기에 잘 버티던 불펜이 7회 유한준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며 사실상 승패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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