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신강(어차피 신인왕은 강백호)’이란 말 그대로다. 이제 그의 시선은 신인왕을 넘어 역사에 맞춰져 있다. 성장통이 끝나자 맹폭이 시작됐다. 강백호(19·KT)가 21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신인 최다 홈런 기록에 도전장을 제대로 냈다.
KT는 10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홈경기에서 9-1로 승리했다. 이날 전까지 13승 무패를 달리던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는 KBO리그 데뷔 최다인 14연승에 도전했지만 KT에 발목이 잡혔다.
KT로 흐름을 가져온 건 ‘특급 신인’ 강백호였다. 0-1로 뒤진 3회 2사 2루에서 후랭코프에게 투런포를 때려냈다. 볼카운트 2B-2S에서 몸쪽 낮게 제구된 커브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6호이자 비거리 125m ‘장외포’였다.
성장통은 완벽히 털어버렸다. 강백호는 4월부터 5월 19일까지 36경기 타율 0.222로 고전했다. 하지만 5월 20일 데뷔 첫 5안타를 때려내면서 다시 힘을 냈다. 그리고 7일 사직 롯데전부터 이날 두산전까지 3연속경기 아치를 그렸다. 강백호의 3연속경기 홈런은 데뷔 후 처음이다. KBO리그 고졸신인만 놓고 볼 때 김태균~최진행(이상 한화)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타격감이 바짝 오른 상황. 마냥 멀게만 느껴지던 신인 최다 홈런 기록도 이제는 노려볼 만하다. 역대 고졸신인 최다홈런은 1994년 김재현(당시 LG)의 21홈런. 지금의 흐름이라면 이는 충분히 넘어서고도 남는다. 그 다음 목표는 신인 전체 최다홈런 기록이다. 대졸까지 포함한 신인 역대 최다홈런은 1996년 박재홍(현대)의 30홈런. 강백호는 팀이 치른 85경기에서 16홈런을 때려냈다. 144경기로 단순 계산하면 27홈런 페이스다. 현 페이스에 조금만 더 박차를 가한다면 박재홍의 21년 묵은 기록도 강백호의 손에서 새로 쓰이게 된다.
KT의 믿음이 만든 결과다. 김진욱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강백호에게 기회를 보장했다. 4월 한 달간은 아무리 부진해도 기용하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사실 (강)백호가 없이 이기는 팀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강백호가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KT 공격은 강백호가 이끌고 있다. 강백호는 이날까지 81경기에서 타율 0.303, 16홈런을 기록 중이다. 강백호는 이제 어엿한 KT의 중심 타자이자 리그의 주목을 받는 스타다. ‘어신강’은 어쩌면 그를 담기에 부족한 수식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