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올스타전’이 13일부터 이틀간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렸다. 13일 퓨처스 올스타전과 14일 1군 올스타전 모두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로 ‘별들의 잔치’다웠다. 팬들의 웃음을 터뜨린 장면도 있던 반면,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 순간도 있었다. 현장에서 본 ‘베스트3’와 ‘워스트3’을 정리했다.
● BEST 3
# ‘150㎞’ 강백호·‘꼰대’ 오재원, 유쾌한 퍼포먼스
2018 올스타전은 ‘이도류’의 향연이었다. 시작은 강백호가 끊었다. 드림 올스타 감독추천 선수로 참여한 강백호(KT)는 6회 마운드에 올랐다. 아마추어 시절 투타 모두에서 잠재력을 보였지만 프로에서는 타격에 전념했기 때문에 이벤트 매치에서 만난 진풍경이었다. 강백호는 최고 150㎞의 강속구로 오지환과 이용규를 연달아 삼진 처리했다. 역할을 마친 강백호는 좌익수로 투입돼 안타 하나를 추가했다. 투수가 야수로 들어가며 지명타자가 소멸됐고, 투수 박치국, 장필준, 함덕주는 타석에 한 차례씩 들어섰다. 박치국은 1안타 1득점으로 깜짝 활약했다. 이밖에도 ‘노토바이’라는 별명에서 착안,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타석에 들어선 노수광(SK)과 홈런을 때린 김하성(넥센)을 2루 베이스에 세워 군기를 잡은 ‘꼰대 퍼포먼스’ 오재원(두산) 등이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 ‘팬·가족과 함께’ 하나 된 축제
올해 올스타전은 팬들도 함께했다. ‘홈런레이스’와 ‘퍼펙트피처’ 이벤트에 참여한 선수들은 시작 전 추첨으로 관중석 구역을 하나씩 뽑았다. 우승자가 뽑은 구역의 팬들에게는 두유(퍼펙트피처), 온라인 상품권(홈런레이스)이 지급됐다. ‘퍼펙트피처 우승자’ 양의지가 뽑은 1루 가 구역의 김철진(32)씨는 “양의지 덕에 두유를 먹었다. 건강해지는 기분”이라는 너스레로 인사를 전했다. 이밖에도 정우람(한화)의 두 아들은 팬 사인회 내내 아버지 옆에서 재롱을 피우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생애 첫 올스타에 참여한 이보근(넥센)은 양가 부모님을 모두 모셨고, 퍼펙트피처에 참여할 때 마운드 옆에 아들을 대동했다.
# ‘야구 미래를 위해’ 아마추어 선수의 참여
퍼펙트피처에는 드림 4명, 나눔 5명과 울산공고 3학년 최용준(18)이 참가했다. 울산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기념해 KBO가 연고지 아마추어 선수를 초대한 것. KBO가 올스타전에 아마추어를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용준은 서든데스 끝에 양의지(두산)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 상금 100만원을 수령한 그는 “이번에는 특별 참가자였지만 프로선수로 올스타전에 다시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WORST 3
# ‘위험요소 다분’ 낙후된 울산구장
올해 올스타전은 롯데의 제2구장인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렸다. 올스타전에 제2구장에서 열린 것은 2013년 포항(삼성 제2구장) 이후 처음이었다. 비록 롯데가 해마다 세 차례씩 방문하는 곳이지만 냉정히 말해 프로구장의 수준은 아니다. 외야와 1루 사이 그물이 낮아 관중들의 위험 요소가 다분했다. 퓨처스 올스타전 도중 파울 타구에 본부석 주위 화장실 전등이 깨져 파편이 사방에 튀기도 했다. 올스타전은 1만1500석이 매진됐지만 매점의 개수가 턱없이 부족해 평균 20분의 대기시간이 소요됐다. 최고 37℃까지 올라간 폭염 속 인조 잔디 그라운드는 찜통이었다. 선수들의 볼멘소리는 당연했다. 제2구장을 통한 야구 저변 확대도 좋지만 안전과 경기력은 그보다 앞선 최우선 요소다.
# 미숙했던 진행, 선수의 기지로 만회
퓨처스 올스타전 우수타자상은 3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한 남부 팀 김민혁(상무)의 차지였다. 하지만 행사 진행자는 2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한 북부 팀 김민혁(두산)을 호명했다. ‘동명이인’ 해프닝이었다. 선수 본인조차 어리둥절하며 단상에 올라 꽃다발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마지막 순서인 MVP 시상까지 끝난 뒤 진행자가 급히 정정했다. 북부 김민혁은 머쓱하게 웃으며 남부 김민혁에게 직접 꽃다발을 건네며 포옹했다. 미숙한 진행을 선수들의 기지가 만회했다.
# ‘지루함의 향연’ 퍼펙트히터
내외야에 설치된 표적을 티배팅으로 맞히는 ‘퍼펙트히터’는 지난해 올스타전에 신설됐다. 투수와 타자들의 참여로 흥미를 모았지만 난이도가 워낙 높아 표적을 맞히는 선수가 없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1위는 3점을 기록한 김하성이었지만 2위 그룹은 단 1점에 그쳤다. ‘0점’ 그룹이 참가자의 절반인 5명에 달했다. 참가자가 아니었던 이대호(롯데)가 답답한 나머지 한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한 뒤 고개를 저었다. 익명을 요청한 참가 선수 역시 “사실상 운에 달린 것 같다”고 밝혔다. 팬들도 지루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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