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스타전 1표 차 MVP… 박병호 대타 나와 솔로-스리런
승용차 받고 이벤트 우승 상금도
유독 자신에게만 박한 줄 알았던 상복이 드디어 터졌다. 넥센 김하성(23·사진)이 1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신인 시절부터 걸출한 실력을 인정받은 그였지만 프로 데뷔 5년 만에 처음 얻은 개인 타이틀이다.
이날도 김하성이 올스타 MVP가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팬 투표가 아닌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나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회 박병호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솔로포를 날리더니 8회에는 3점 홈런까지 더했다. 이날의 유일한 ‘멀티 홈런 타자’라는 임팩트를 남긴 김하성(3타수 2안타 4타점 3득점)은 총 투표수 52표 중 딱 절반인 26표를 받아 한화 호잉(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1표 차로 제쳤다. LG 유강남이 1표를 받았는데 이 표가 호잉에게 갔더라면 공동 수상이 될 수도 있었다.
김하성은 데뷔 후 늘 ‘강력한 수상 후보’로만 거론됐을 뿐 정작 ‘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첫 풀타임 데뷔 시즌이던 2015년에도 시즌 초부터 막판까지 신인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평생 한 번뿐인 영광은 구자욱(삼성)에게 돌아갔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번번이 그를 외면했다. 김하성은 3년 연속 우승팀 유격수(2015, 2016 두산 김재호, 2017 KIA 김선빈)에게 밀려 2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올스타전만큼은 김하성을 위한 무대라도 된 듯했다. 사전 이벤트 경기인 퍼펙트히터(정해진 과녁을 맞히는 게임)에서도 우승을 해 상금 300만 원을 챙겼다. 올스타 MVP 부상으로 2985만 원 상당의 승용차(더 뉴 K5 스노화이트펄)도 받았다.
박복한 야구 인생을 청산(?)한 김하성은 “이 기운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팀도 잘해 가을야구에 나갔으면 좋겠다. 아시아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로 선발되며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입지를 굳혔다. 이번 시즌 전반기를 타율 0.329, 12홈런, OPS(출루율+장타력) 0.912의 빼어난 성적으로 마친 김하성. 올겨울 그의 두 손에는 꿈에 그리던 ‘골든글러브’가 들려 있을까.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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