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결승 케르버에 졌지만… 출산 후유증 넘은 빛나는 투혼
8월 US오픈 우승후보 떠올라
“세상의 모든 엄마를 위해 뛰었다.” 비록 우승의 꿈은 깨졌지만 그는 마치 챔피언처럼 당당하게 소감을 밝혔다. 평소 강한 모습과 달리 눈물까지 흘렸다. 2018 윔블던 테니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세리나 윌리엄스(37·미국)였다.
세계 랭킹 181위 윌리엄스는 15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0위 안젤리크 케르버(30·독일·사진)를 상대로 24개의 실수를 쏟아내며 0-2(3-6, 3-6)로 패했다.
만약 윌리엄스가 이겼더라면 마거릿 코트(호주)가 갖고 있는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24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그 문턱에서 주저앉았어도 윌리엄스에게 아쉬움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시간을 몇 개월 뒤로 돌려보자. 당시 윌리엄스는 심각한 방황에 빠졌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임신 2개월의 몸으로 우승한 뒤 그해 9월 딸 올림피아를 제왕절개 수술로 낳았다. 출산 후유증으로 폐색전증을 비롯해 이런저런 질환에 시달린 그는 13개월 동안 코트를 떠나 있었다. 올해 4월 복귀했지만 프랑스오픈 3회전에서 가슴 근육 이상으로 기권했다. 윌리엄스는 “얼마 전까지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 몰랐다. 이제 비로소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느낌이다. 내 여정이 막 시작됐다. 다른 엄마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트위터에 “딸이 처음으로 걸었는데 운동 중이라 그 장면을 놓쳐 울음을 터뜨렸다”는 글을 올렸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어려움에도 슬럼프 탈출에 안간힘을 썼다.
세계 랭킹을 28위까지 끌어올린 윌리엄스는 다음 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2016년 메이저 2승을 거둔 뒤 지난해 부진에 빠진 케르버는 자신의 우상 슈테피 그라프 이후 22년 만에 윔블던 타이틀을 따낸 독일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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