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선수촌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김한별. 김한별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2011년 귀화했다. 사진제공|허보람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통일농구. 3박 4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남한의 농구 선수들은 태어나서 처음 평양을 방문해보고, 북한 선수들과 농구로 하나 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그 중에서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여자농구 최초로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하게 되는 여자농구 선수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다. 특히 누구보다 잊지 못할 경험을 한 선수가 있다. 바로 ‘하프 코리안’인 김한별(삼성생명)이 주인공이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건 언제나 특별한 의미”라는 김한별을 13일 진천 선수촌에서 만나봤다.
지난 2011년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김한별은 리그에서의 활약에 비해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 FIBA 아시아컵을 준비하던 서동철(부산 KT 감독) 감독에 의해 첫 태극마크를 단 김한별은 아시아컵에서 가드와 포워드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대표팀에 농구 월드컵 티켓을 선물했다.
올해 두 번째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김한별은 대표팀에 적응한 모습이었다. 김한별은 “지난해에는 첫 대표팀이어서 어색함이 있었지만, 올해는 두 번째라 대회 준비하는데도 노하우가 생겼고, 다른 팀 선수들과도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은 나이(31세)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만큼 대표팀에 대한 김한별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김한별은 “농구 선수로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또한 나는 ‘하프코리안’이다.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많은 친척들이 한국에 살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한국을 대표하는 것이 농구 외적으로도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대표팀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남북통일농구대회 역시 김한별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김한별은 “한국인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북한 선수들과 농구를 할 수 있다는 건 좋은 경험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갈 수 없는 곳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좋았고, 평양에서의 시간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김한별은 북한 선수들과의 조직력 우려에 대해서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한별은 “북한 선수들 중 로숙영과 리정옥(9번), 장미경(7번)이 인상적이었다. 누가 단일팀에 합류할진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왔든 한국에서 왔든 북한에서 왔든, 우리는 한반도를 대표하는 한 팀이기 때문에 조직력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한별은 “우리가 만든 단일팀이 훗날 한반도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좋은 기억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남기를 바란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다며”며 응원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