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리그 올스타전’의 미스터 올스타는 김하성(23·넥센)의 몫이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이슈를 모은 이는 ‘이도류’를 선보인 강백호(19·KT)였다. 프로에서 타자로만 전념하던 강백호는 올스타전 마운드에 올라 오지환(LG)과 이용규(한화)를 연달아 삼진 처리했다. 최고 150㎞의 강속구를 뿌리며 아마추어 시절 투수로서의 자질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증명했다.
강백호는 서울고 재학시절부터 ‘한국판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로 불렸다. 강백호는 프로 입단을 앞둔 2017년 타자로 타율 0.422(102타수 43안타), 2홈런, 32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투수로는 11경기 등판해 29.2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것과 맞물려 강백호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됐다.
하지만 강백호를 2차 1라운드로 지명한 KT는 그를 타자로만 생각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단 한 차례도 투구 연습을 시키지 않았다. 투타 겸업을 시도하지 않았지만 ‘타자 강백호’만으로도 스타성은 확실했다. 강백호는 전반기 83경기에서 타율 0.296, 16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1996년 박재홍(현대)이 갖고 있는 신인 최다 홈런(30홈런)에 도전 중이다.
그런 가운데 올스타전에서 투수로서의 능력을 뽐냈으니 자연히 투타 겸업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진욱 감독은 ‘투수 강백호’를 여전히 고려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17일 수원 한화전에 앞서 “확실히 재능은 있다. 하지만 연장 승부 끝에 투수가 소진되거나, 시즌 막판 팬 서비스 차원이 아니고서는 투수 강백호를 생각하지 않는다. 오타니도 부상으로 신음하지 않았나. 투타 모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부상이 문제다. 김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로 건너가 투타 겸업을 시도한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 탓에 투수로 시즌 아웃 상황이다. 타석에서도 최근 무안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의 말처럼 투수로서 입은 부상 때문에 타격에도 영향이 있는 것이다.
KT 가득염 투수코치는 “(추)신수나 (나)성범이는 좌완으로 150㎞를 던졌다. 반면 (강)백호는 좌투우타로 던질 때와 칠 때 팔이 다르다. 아무래도 부상 위험이 크다”며 “144경기 체제에서 투타 완벽한 겸업은 혹사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MBC스포츠플러스 정민철 해설위원 역시 “과거에도 잘 던지고 잘 치는 선수는 많았다. 하지만 프로는 긴 레이스다. 한 분야로 루틴을 쌓아가기도 벅찰 텐데 겸업은 더욱 어렵다”고 경계했다.
강백호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강백호는 “올스타전 경기 시작 후 등판 얘기를 들었다. 몸도 제대로 풀지 않았다. (투수로 상대한) 선배들도 이벤트 매치였기 때문에 봐주신 거다. 실전이라면 달랐을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