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올스타’ 추신수(텍사스)가 평생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마음속에 새기며 한국 야구사도 새롭게 썼다. 박찬호 김병현(이상 투수·은퇴)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통산 세 번째, 야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다.
텍사스 추신수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대타로 나서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을 마음껏 즐겼다. 추신수가 그려낸 모든 장면은 ‘첫’ 순간들로 빛났다.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 초청장을 받은 추신수로선 매 순간이 영원토록 생생히 기억될 터다.
오랜 기다림 끝에 8회 추신수에게도 기회가 돌아왔다. 추신수는 4번 타자 넬슨 크루즈(시애틀)의 대타로 등장했다. 마침내 4만3843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찬 올스타전 타석에 오른 순간이다. 내셔널리그 올스타의 마운드는 조쉬 헤이더(밀워키)가 버티고 있었다. 양 팀은 2-2로 팽팽히 맞선 상황. 선두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헤이더의 5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한국인 타자 최초로 기록한 올스타전 안타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추신수는 조지 스프링어(휴스턴)의 좌전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진 세구라(시애틀)가 좌익수 뒤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쏘아 올렸고, 추신수는 직접 홈을 밟았다.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역전 득점 주자로 한국인 타자 최초의 올스타전 득점을 장식했다. 홈에서 세구라를 기다리던 추신수는 하이파이브로 그를 맞이했다. 덕 아웃으로 돌아가면서도 연신 아메리칸리그 동료들과 온몸으로 기쁨을 나누며 축제의 분위기를 누렸다.
9회 한 차례 더 타석을 소화한 추신수는 7구까지 이어지는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가 8-6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꺾으면서 추신수는 생애 첫 메이저리그 출전과 동시에 올스타전 승리를 챙겼다. 올스타 무대에서도 쾌조의 타격 감을 이어간 추신수는 21일 클리브랜드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52연속경기출루에 도전한다.
추신수의 가족에게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이날 추신수는 아내 하원미씨, 장남 무빈 군을 비롯한 삼 남매와 나란히 경기장을 찾았다. 5명의 대가족은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마련된 레드카펫 위를 함께 밟으며 한껏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텍사스로서도 자랑거리가 늘었다. 올 시즌 팀 내에서 올스타전에 선정된 선수는 추신수가 유일하다.
더구나 추신수는 투수 찰리 휴가 38살의 나이로 1986년 올스타전에 출전한 이래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이 대회의 초대를 받은 최고령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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