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25일 베테랑 외야수 이성열(34)에게 캡틴 완장을 맡겼다. 한화는 그동안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던 송광민(35)이 허벅지 근육 손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캡틴 자리가 비어 있었다.
한 감독은 이성열에게 직접 임시 주장을 제안했다. 약 3주간의 주장 임무지만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팀이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고 지치고 예민해질 수 있는 뜨거운 한 여름을 관통하기 때문에 클럽하우스에는 빼어난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성열은 포수 출신이지만 순천북초~이수중~효천고로 이어지는 학창시절 단 한번도 주장이나 부주장을 맡은 적이 없다. 그러나 프로에서 15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베테랑으로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를 거치며 다양한 팀 문화를 경험한 장점이 있다. 한 감독이 주목한 이성열의 능력은 ‘배려’다.
한 감독은 “30대 중반 베테랑이지만 20대 초반 신인 선수처럼 행동한다. 그만큼 항상 자신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성품을 갖고 있다. 자기 자신은 낮추고 후배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도 지켜봤다. 주장을 제안했더니 깜짝 놀라더라. 중요한 순간 팀을 잘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글스 클럽하우스의 리더가 된 이성열은 팀 타선에서도 중심 타자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4일 시즌 20호 홈런을 뽑으며 한화 구단 역대 좌타자로는 두 번째, 토종 선수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