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에서는 날씨 관련한 소식이 가장 눈길을 끈다. 하루가 멀다시피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하고 있고, 폭염주의보는 이제 일상이 돼 버렸다. 해가 진 이후에도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찌는 듯한 무더위는 한 여름 밤 그라운드 위를 누비는 축구선수들에게 가장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각 구단은 매 경기마다 잔디에 충분한 물을 뿌려 지열을 낮추고 있지만 무더위를 날리기에는 어림없다.
● 브라질 출신도 놀라는 한국의 무더위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에 선수들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체력을 소모하고 있다. 경남FC의 외인 공격수 네게바(26·브라질)는 무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여전히 많은 활동량을 뽐내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해 연장 전·후반, 승부차기까지 소화했다. 비록 경남은 승부차기 끝에 서울에 패했지만, 네게바는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이 난 연장 후반 막바지까지도 공격가담은 물론이고 최전방에서 수비 압박을 시도하는 등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쳐 경기장을 찾은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네게바는 “날씨가 덥기 때문에 나도 뛰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내 장점이 빠르게 뛰어서 상대 수비를 공략하고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에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끝까지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살던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가 더운 곳이어서 무더위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있다. 그런데 한국은 너무 덥다. 그래도 리우데자네이루는 바람은 분다. 이곳(한국)은 바람도 안 분다”며 웃었다.
● 경남, 기대이상의 성적? “우린 더 강해진다”
경남은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에서 19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9승6무4패(승점33)를 기록하면서 2위에 올라있다. 이제 막 시즌 반환점을 돌았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올해 K리그1에 승격한 팀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성적이다. 게다가 월드컵 휴식기 이후 치른 5경기에서는 3승2무를 기록하면서 무패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경남은 올 시즌 13골을 기록 중인 스트라이커 말컹(24·브라질)의 활약이 돋보이는 팀이지만, 팀 동료들에게 더 많은 신뢰를 받는 선수는 네게바다. 컨디션에 따라 플레이가 들쭉날쭉한 말컹과 달리 매 경기 꾸준한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고, 국내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 자신이 한 발 더 뛰면서 헌신하기 때문이다.
네게바는 “힘들기는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것이 내 강점을 살리기 위해 감독님이 의도하는 것이니까 많이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계훈련을 하면서 우리가 좋은 팀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잘 뛰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감독님이 원하는 공격적인 모습을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드컵 휴식기 동안에도 준비를 잘했다. 우리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남은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20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FA컵 이후 3일만의 리턴매치다. 네게바는 “FA컵에서 승부차기로 아쉽게 패했다. 서울 원정에서는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뿐이다”라며 설욕전에 대한 다부짐 마음가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