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반 만에 코트에 돌아온 정현(22·한국체대)의 표정은 밝았다. 이런 자신감이 복귀전 승리로 연결됐다.
세계 랭킹 23위 정현은 2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애틀랜타오픈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65위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1시간 32분 만에 2-0(6-4, 7-6)으로 누르고 8강전에 올랐다.
정현은 5월 8일 마드리드오픈 1회전에서 패한 뒤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 있었다. 프랑스오픈, 윔블던 등 메이저 대회를 포기한 대신 국내에서 치료와 재활에만 전념했다. 상승세를 탈 만하면 부상에 발목이 잡혔던 전례를 감안해 길게 내다본 것이다.
7주 가까이 정현의 스포츠 재활 프로그램을 주도한 홍정기 차의과대 스포츠의학대학원장은 “정현은 만성 발목 불안정성 증세를 갖고 있어 근력 및 파워 유지, 근신경 제어 훈련을 수행했다”며 “60% 수준이던 발목 근력과 반응 속도가 거의 100%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정현은 하루 2시간씩 발목 근력 운동과 발목근신경 제어 운동 등에만 집중했다. 단순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지루한 과정을 견뎌냈다. 또 한국체대에서 테니스를 치면서 심폐기능 향상에도 매달렸다.
정현은 “공백기 때문에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코트에 나섰다. 다시 이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반기를 건강하게 보내는 게 목표다. 시즌 초반 보였던 상승세를 유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컨디션 회복과 함께 롱런의 발판을 마련한 정현은 ATP투어가 집계하는 위기관리지수(under pressure) 부문에서 247.6점으로 1위에 올랐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빼앗기거나 타이브레이크 상황 등 경기 도중 긴박한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을 비교하는 이 부문 1위를 통해 정현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세계 1위 라파엘 나달(238.7점)은 7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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