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코스로 어떤 공을 던져도 다 컨택해낸다. 투수 입장에서는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흔히 말하는 ‘똑딱이’ 유형의 타자인 걸까? 아니다. 화끈한 일발장타까지 갖췄다. 그야말로 괴물이자 완성형 타자다. 2018년 양의지(30·두산 베어스)가 그렇다.
양의지는 27일 전까지 93경기에서 타율 0.377, 19홈런, 60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77에 달한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5년 강민호(OPS 1.060)를 넘어 포수 OPS 1위에 등극하게 된다.
양의지의 진짜 강점은 기가 막힌 컨택률이다. 컨택률은 배트를 휘둘렀을 때 공에 맞은 확률을 뜻한다. 헛스윙이 적을수록 컨택률이 높아진다. 양의지의 올 시즌 컨택률은 90.7%로 리그 3위다. 그의 위에는 김선빈(KIA 타이거즈·92.7%), 이정후(넥센 히어로즈·91.4%)가 있다. 양의지 바로 밑에 이용규(한화 이글스·90.5%), 허경민(두산·90.1%)이 위치한다.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들이다. 상위 10인으로 범위를 넓혀도 일발장타를 갖춘 선수는 양의지뿐이다. 한 방이 있는 선수들에게 헛스윙과 삼진이 떼놓을 수 없는 세금임을 감안하면 의아한 대목이다.
양의지의 집중력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 더욱 돋보인다. 양의지의 볼카운트 2S이후 커트 비율은 88.0%로 리그 1위다. 이용규가 87.4%로 그 바로 아래 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어떻게든 상대의 공을 커트해내며 자신이 원하는 공을 끌어낼 줄 아는 것이 양의지의 장점이다. ‘용규놀이’라고 불리는 이용규만큼의 컨택률을 올해 양의지가 보여주는 셈이다.
거기에 장타율까지 갖췄다. 역대 단일시즌 포수 장타율 1위는 강민호(삼성)다. 강민호는 롯데 시절이던 2015년 장타율 0.639로 포수 새 역사를 썼다. 그 뒤를 1984년 이만수(삼성·0.633), 2000년 박경완(현대·0.615)가 잇는다. 양의지가 조금만 더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면 강민호를 제치고 역대 단일시즌 포수 장타율 1위에 오른다. 물론 지금의 기록만으로도 박수 받아 마땅하다.
용규놀이의 컨택과 포수로서의 역대급 장타력까지. 2018년 양의지는 완성형 타자의 신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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