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에서 펄펄 나는 왼발잡이 염기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7월 31일 05시 30분


수원 염기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염기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의 베테랑 염기훈(35)은 ‘왼발의 지배자’로 불린다.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DB하나은행 K리그1 2018’ 강원FC와의 20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36분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을 성공시키면서 진가를 뽐냈다.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오른손잡이가 오른발을 잘 쓰듯이 왼손잡이가 왼발을 잘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염기훈은 다르다. 강원전에서 게임이 잠시 중단 되자 그는 자신에게 온 볼을 잡아 심판에게 던져줬는데, 이때 오른손으로 공을 던졌다. 이 장면에 대해 언급하자 염기훈은 웃으며 “맞다. 나는 오른손잡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도 원래는 오른발을 썼는데 발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왼발을 쓰기 시작했고 그 후부터는 (왼발이) 편해져서 아예 왼발잡이가 됐다”며 웃었다.

염기훈은 최근 포지션에 변화가 생겼다. 왼쪽 측면에서 활약해 온 그는 지난 3경기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이에 대해 수원 서정원(48) 감독은 “염기훈이 왼쪽에 오래서다 보니 상대 수비수들도 움직임을 다 안다. 오른쪽으로 가서 상대 팀에 혼란을 주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른발 부상이 그에게 최고의 왼발 키커가 될 우연한 계기를 마련했듯이, 이번 포지션 변화도 염기훈에게 좋은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오른쪽 공격수로 출전한 3경기에서 3골·2도움을 기록했다.

염기훈은 “왼쪽에 있을 때는 크로스를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문전으로 들어간적도 거의 없었는데, 오른쪽으로 가니까 치고 들어가는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 동기부여가 된다. 다른 플레이를 하니까 재미를 느끼고 있다. 지금은 치고 들어가다가 슛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주는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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