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한민국선수단 결단식에 참가한 프로농구선수 라건아(29·현대모비스)의 왼쪽 가슴에는 태극기가 붙어있었다. 외국인 선수가 태극기를 달고 한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가한 이유는 간단했다. 지난 1월 법무부가 그의 귀화 신청을 승인했고, 7월에는 개명 신청도 통과하면서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 대신 ‘라건아’로 코트에 서게 돼서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골밑을 책임지는 센터다.
이번 AG는 라건아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첫 종합국제대회다. 그에 따라 팬들의 관심도 엄청나다.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난 그는 경건한 마음으로 결단식 행사를 지켜봤다. 국민의례 때는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린 채로 태극기를 응시했고, 최준용(SK) 등 국내 선수들과도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과시했다.
눈에 띄는 장면은 또 있었다. 대표팀의 골밑 수비에 힘을 보태야 하는 센터 포지션의 특성상 동료들과 소통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행사 진행에 앞서 라건아는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경기 영상을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삼성 소속이던 2017~2018 정규시즌 경기였다. 최준용과 함께 영상을 보며 대화를 나눴다. 동료들과 소통하며 최적의 조합을 찾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라건아는 2012~2013시즌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뒤 삼성을 거치며 6시즌 동안 네 차례나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2014~2015시즌, 2016~2017시즌에는 외국인선수상을 받았고, 2014~2015시즌부터 2년 연속 리바운드 부문 1위에 오르며 골밑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2002년 부산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2014년 인천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패에 큰 힘을 보탤 카드로 주목 받고 있다. 그가 단순한 귀화 선수를 넘어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보여준 모습이 결단식을 통해 비춰졌다. 이는 한국의 경기력을 향상할 수 있는 무형의 가치임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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