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들을 얻었지만 출산의 기쁨을 함께하지는 못했다. 미국행에도 아들과 마주하지 못했던 키버스 샘슨(27·한화 이글스)에게 구단이 특별 휴가를 한 차례 더 줬다.
샘슨은 지난 7월 19일 미국으로 5박6일 특별휴가를 떠났다.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산이 예정일보다 늦어지며 아들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가족들은 유도분만을 권유했지만 ‘아빠’는 정상적인 출산을 원했다. 샘슨은 결국 아들의 탄생을 보지 못한 채 약속한 24일에 맞춰 한국으로 돌아왔다.
샘슨은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등판을 시작으로 11일까지 3경기에서 18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 특히 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5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이 꼽은 부진 원인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포함돼 있었다. 한 감독은 12일 대전 KT 위즈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아들을 못보고 와서 그런지 매일 밤마다 영상통화를 한 걸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피곤할 수밖에 없다. 본인과 팀 모두를 위해 한 번 더 특별휴가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샘슨은 12일 KT전에 선발등판한 뒤 이튿날인 13일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번 일정은 더 길다. 샘슨은 휴가를 마친 뒤 오는 21일 귀국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덕분이다. 프로야구는 16일 경기를 끝으로 일제히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들어간다. 3주의 휴식기를 활용해 외국인 선수들에게 깜짝 휴가를 주는 구단도 있다. 팀 동료 데이비드 헤일, 제러드 호잉은 국내에 남을 예정이지만 출산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샘슨에게는 특별 휴가가 주어지는 것이다.
샘슨은 그간 “영상 통화로 아이를 봤는데 나를 쏙 빼닮았다”며 ‘아들 바보’를 자처해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지만 실제로 만나지 못해 애달픔만 커져갔다. 한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 마지막 등판이라 전력을 다할 것이다. 게다가 아들까지 만나는 상황이다. 본인도 마무리 잘 짓고 가고 싶을 것”이라고 샘슨의 호투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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