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시즌에 도로공사로 이적해 새로운 기회를 찾았지만 여전히 주전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기회가 왔다. 서남원 감독의 전화였다. 도로공사와의 FA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의기소침해 하던 그에게 온 전화. 서남원 감독은 “우리 팀에 와줄 수 있겠냐? 너랑 같이하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최은지의 마음은 콩닥콩닥 뛰었다. 프로에 온 이후 처음으로 누군가로부터 “같이해 보자”는 러브콜이었다. 마음을 굳혔다.
서 감독은 인삼공사에 온 그에게 “앞으로 불안해하지 말라. 안 되더라도 빼지 않을 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결국 그 믿음이 최은지를 새로운 선수로 탈바꿈시켰다. 이번 대회에서 팀의 주공격수 역할을 맡은 그는 스스로를 채찍질해가며 공격에 집중했다. 결승전 3세트 때 너무 힘들어한 순간도 있었지만 스스로 “내가 이 것 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서 감독은 “은지야 힘내”라면서 용기를 북돋아줬다. 결국 수많은 공격과 범실 속에서도 최은지는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켰다. 32득점은 그의 프로선수 생활 한 경기 최고득점이다. 이만큼 많이 공격을 해본 적도 점프를 해본 적도 없었다.
최은지는 “마지막 스파이크 순간 아 이제는 됐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했다. 서남원 감독은 “은지를 데려올 때 보상금 값어치를 제대로 할까 고민도 했는데 이미 잘하고 있다. 은지가 와서 덕분에 같이 잘됐다. 와줘서 고맙고 은지도 기대를 갖고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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