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치 교감’ 축구협회, 기존 후보군과의 협상은 왜 어려워졌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8월 13일 05시 30분


케이로스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케이로스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는 2022카타르월드컵을 대비할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 선임에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위원장 김판곤)는 지난달 초부터 주요 감독 후보들과 꾸준하게 교감하며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보 접촉을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오른 김판곤 위원장이 1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크로아티아 ‘축구 영웅’ 슬라벤 빌리치(50) 전 크로아티아대표팀 감독과 직접 미팅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꾸준히 이름이 거론된 기존의 주요 후보들과의 협상 추이에 시선이 모아진다.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이 직접 자국 매체들을 통해 “한국과 협상하고 있다”고 밝히며 3명의 우선접촉 후보군에 포함된 사실이 공개된 카를로스 케이로스(65·포르투갈) 전 이란대표팀 감독은 일단 협상 결렬이 유력하다.

유럽 현지 기자들과 주요 에이전트들은 “케이로스 감독과 한국의 협상 테이블에서 도저히 좁히기 어려운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바로 엄청난 규모의 스태프다. 러시아월드컵 당시 ‘케이로스 사단’의 총원은 감독을 포함해 17명이었다. 코치 직군과 별개로 분석관, 의료진을 뒀고 심지어 미디어담당관이 따로 케이로스 감독을 보좌했다. 이 중 포르투갈~영국~아르헨티나~핀란드 출신의 다국적 스태프가 11명(이란인 6명)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스페인 코치들이 대거 가세한 러시아월드컵은 아주 특수한 경우이고, 최대한 많은 국내 지도자들을 차기 대표팀에 승선시키겠다는 계획을 축구협회는 세우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의 식구를 전부 받아들이면 대표팀에 합류할 국내 코치들의 성장도 어렵고 입지와 역할도 축소된다.

이란 축구계 내부에서도 “함께 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조성된 가운데 테헤란타임스는 “(케이로스 감독이) 호세 페케르만(69·아르헨티나) 감독과의 동행에 미온적인 콜롬비아와 깊숙이 연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까지 멕시코대표팀을 이끈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7·콜롬비아) 감독도 케이로스 감독처럼 상당히 많은 팀원들을 활용한다. 감독 포함 코칭스태프가 6명이다. 역시 조국 콜롬비아를 가장 염두에 둔 오소리오 감독이 지휘봉을 수락해도 최종 협상타결이 쉽지 않다.

10일 스페인 유력지 아스(AS)의 보도로 새 후보로 떠오른 키케 플로레스(53·스페인) 감독의 경우는 앞선 두 명과 조금 다르다. 특히 협회가 세운 ‘신임 감독’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 높은 명성에 비해 특정 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없다. 대표팀과 클럽의 호흡은 전혀 다르다. 여기에 평균 재임기간이 2년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이직도 잦았다. 월드컵 본선 사령탑은 매력적이나 4년이라는 짧고도 긴 임기에 오히려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협회 소식에 정통한 유력 인사들도 “(김 위원장이) 과정과 절차, 명분을 중시한 만큼 키케 감독은 제1의 우선 옵션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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