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을 향해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디뎠다. 와일드카드 발탁을 놓고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해트트릭 맹활약을 펼치며 서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바레인을 6-0으로 대파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학범 감독은 선수단에 다소 늦게 합류한 유럽파 공격수들을 선발로 기용하지 않았다. 손흥민(26·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22·잘츠부르크)과 이승우(20·베로나)가 모두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들을 대신해 선봉장 임무를 맡은 최전방 공격수는 황의조였다.
황의조는 김학범호 출항과 함께 가장 많은 비판에 시달렸던 선수였다. 실력 대신 사령탑과의 인연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사그라지지 않는 비판 탓에 황의조는 선수단 합류 직후에도 쉽게 웃지 못했다. 소집 당시 “주변에서 나를 둘러싼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어찌됐든 내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팬들께서) 좋게 봐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인도네시아로 향한 황의조는 대회 첫 경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펼치며 지난 날의 논란을 단숨에 불식시켰다. 함께 투톱을 이룬 나상호(22·광주FC)와 완벽한 호흡을 이루면서 마침내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첫 골은 일찌감치 터졌다. 전반 17분 김문환(23·부산 아이파크)의 침투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침착하게 한 바퀴를 돈 뒤 오른발로 골문을 갈랐다. 이어 2-0으로 앞선 전반 36분 나상호의 패스를 다시 한 번 골로 연결했다. 골 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0으로 앞선 전반 43분 황의조가 상대 수비의 실수를 틈타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손흥민은 결장했고, 황희찬과 이승우는 교체 출장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프리킥 골로 1차전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무더위 속에서 시원한 골 폭풍을 몰아친 김학범호는 17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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