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18일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개회식에 역대 11번째로 공동 입장한다. 여자농구, 카누, 조정 등 3종목에서는 남북 단일팀도 구성했다. 국제 종합대회 단일팀은 올해 2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 이어 역대 2번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은 스포츠로 화합을 이루고 있는 남북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을까. 한국의 유일한 IOC 위원인 유승민 위원은 최근 본보와 만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외국 인사들이 남북 공동 입장과 단일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화합은 올림픽 정신인데 남북의 화합은 이런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훌륭한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7년 창춘 겨울 아시아경기 이후 얼어붙었던 남북 스포츠 교류는 올해 2월 평창 올림픽에서의 공동 입장과 단일팀 구성으로 해빙기를 맞았다. 이런 흐름은 5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7월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의 남북 단일팀 결성, 이번 아시아경기 공동 입장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에서 깜짝 단일팀 탄생의 가교 구실을 했던 유 위원은 “남북 선수들이 8강전에서 맞붙는 대신 어깨동무를 한 모습이 전 세계 방송을 탔다. 이튿날 할름스타드의 작은 슈퍼마켓에 갔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너무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더라. 이런 게 바로 스포츠의 가치와 올림픽 정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7월 코리아오픈에서도 한 팀으로 호흡을 맞췄던 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이번 아시아대회에선 다시 상대가 돼 싸운다. 한국이 일찌감치 대표 선발을 마무리 지은 데다 엔트리 확대가 힘들다는 OCA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 유 위원은 “맞대결에선 무조건 이겨야 한다. 우정은 우정이고 경쟁은 경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발전을 생각하면 된다. 복식 때 한 팀을 이뤘던 선수라도 개인전에서는 그 선수를 꼭 넘어서야 한다. 인간적으로 가까워졌다 해도 북한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게 바로 선의의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경기를 주관하는 OCA는 16일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둔 여자농구 단일팀에 대해 “아시아경기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단일팀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스포츠의 힘을 입증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원길우 아시아경기 북한 대표팀 단장 겸 체육성 부상도 같은 날 열린 북한 선수촌 입촌식에서 “앞으로 더 많은 종목에서 단일팀이 꾸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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