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39·KT)가 끝내 아시안게임(AG) 개인전 금메달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했다.
미숙한 대회 운영이 겹친 탓에 아쉬움은 두 배였다.
진종오는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사격장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AG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78.4점을 기록하며 5위에 그쳤다. 2012런던올림픽과 2014년 세계선수권 개인전, 인천AG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던 종목으로 기대감을 키웠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사격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의 루틴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도 작은 외부 변수에 흔들릴 수 있는 종목이다. 문제는 대회 주최 측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큰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진종오는 예선에서 584점을 획득, 사우라브 샤우드하리(인도·586점)에 이어 전체 2위로 결선에 올랐다. 그러나 결선을 앞두고 연습사격(시사)을 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마지막 시사 직후 총알의 위치가 스크린에 표시되지 않았다. 갑자기 모니터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대한사격연맹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모니터를 정비한 뒤 해당 선수에게 무제한 시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시사를 통해 탄착군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종오에게는 단 한 발의 시사 기회만 주어졌다. 강력히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도 “진종오가 초반부터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아쉬워했다.
게다가 진종오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AG”를 언급했다.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AG 개인전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그러나 황당한 변수에 그 꿈이 무산됐다. 총알 하나하나가 성적과 직결되는 멘탈 스포츠에서 발생한 외부 변수가 ‘사격 황제’를 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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