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아시안게임 얼룩지게 만든 사건·사고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8월 22일 05시 30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배우 이영애(오른쪽)가 개회식 성화 점화자임을 스스로 유출하는 실수를 범해 빈축을 샀다. 스포츠동아DB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배우 이영애(오른쪽)가 개회식 성화 점화자임을 스스로 유출하는 실수를 범해 빈축을 샀다.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 부실한 대회 준비와 운영으로 거듭 빈축을 사고 있다. 경기 도중 정전사태를 비롯한 잦은 시설 이상으로 벌써 ‘부실대회’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여기에 더해진 일본남자농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유흥업소 출입 및 성매매 행위는 이번 대회를 지켜보는 아시아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아시아인의 화합과 공존을 도모하는 축제의 장이지만 역대 아시안게임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이후 최근 대회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돌아본다.

● 2014년 인천…성화 점화자 사전유출

의욕만 앞서서였을까. 한국에서 개최된 스포츠 이벤트치고는 유독 오점이 많았다. 대회의 상징인 성화부터 꼬였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개막 직전 배포한 보도자료는 몹시도 친절했다. 실명만 밝히지 않았을 뿐 상세한 설명을 통해 성화 점화자가 배우 이영애임을 스스로 유출하고 말았다. 개회식 다음날인 9월 20일에는 안전장치 오작동으로 성화가 10분 넘게 꺼지는 해프닝도 더해졌다. 이밖에 배드민턴경기장에선 정전사태와 에어컨 바람방향 때문에 괜한 오해가 빚어지는 등 허술한 대회 운영이 끊임없이 입방아에 올랐다.

일본수영선수 도미타 나오야(가운데)는 인천아시안게임 도중 한국 취재진의 카메라를 훔쳐 한국 법정에 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수영선수 도미타 나오야(가운데)는 인천아시안게임 도중 한국 취재진의 카메라를 훔쳐 한국 법정에 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2014년 인천…카메라 훔친 일본수영선수

일본남자수영대표 도미타 나오야는 9월 25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으로 동료를 응원하러 갔다가 한국 취재진의 카메라를 훔쳤다. 4년 전 광저우대회 남자 평영 200m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절도 혐의를 부인하며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CCTV에 덜미를 잡혔다. 일본선수단에서 퇴출됐고, 이듬해 한국 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 2010년 광저우…여자축구 시상식 비매너 논란


11월 22일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여자축구 결승전. 북한이 일본에 0-1로 져 아시안게임 3연패가 좌절됐다. 이어진 시상식. 동메달을 딴 한국선수들과 함께 시상대에 오른 북한선수들은 일장기가 올라가자 모두 등을 돌렸다. 패배의 아쉬움과 반일감정이 뒤섞인 행동으로 풀이됐지만, 비매너 논란을 비켜갈 순 없었다.

● 2010년 광저우…태권도(여자 49㎏급) 실격패 파장

11월 17일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펼쳐진 태권도 여자 49㎏급 예선에서 대만의 양수쥔은 규정에 어긋난 전자호구 발뒤꿈치 센서를 부착한 채 경기에 나섰다가 반칙패를 당했다. 대만 전역에선 순식간에 반한·반중감정이 일었다. ‘중국 우징위의 우승을 위해 한국과 중국이 결탁해 양수쥔을 실격시켰다’는 선동이 잇따랐다. 해당 경기 심판진에 한국인이 없었음에도 개최국 중국과 결부시켜 한국을 성토했다. 양수쥔은 추후 세계태권도연맹(WTF)으로부터 3개월 출전정지의 추가징계도 받았다.

● 2006년 도하…승마 낙마·사망사고

한국의 국제대회 출전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고가 12월 7일(한국시간) 도하 승마클럽에서 열린 종합마술 개인·단체 크로스컨트리 경기 도중 일어났다. 올림픽에 2번, 아시안게임에 4번 출전하고 당시 한국선수단에서 최고령(47)이었던 김형칠이 경기 도중 낙마사고로 인근의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그의 조카인 김균섭은 4년 뒤 광저우에서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삼촌의 영정 앞에서 감사인사를 올렸다. 고인은 2015년 체육유공자로 선정됐다.

● 2006년 도하…남자핸드볼 준결승 편파판정

12월 12일 알가라파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자핸드볼 준결승. 대회 6연패에 도전한 한국은 중동 심판의 노골적 편파판정에 휘말려 개최국 카타르에 28-40으로 졌다.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국 쿠웨이트의 심판 2명은 카타르선수와 살짝 스치기만 해도 한국선수의 파울을 선언했다. 이에 앞서 쿠웨이트와의 본선리그 최종전에선 카타르 심판 2명이 한국에 불리한 판정을 되풀이했다. 오일달러를 앞세워 아시아핸드볼계를 장악한 중동세력이 ‘금메달은 쿠웨이트, 은메달은 카타르’라는 사전각본을 짜놓고 한국을 희생양으로 만든 추악한 승부조작이었다. AHF는 한국의 재경기 요청마저 묵살하는 등 그 뒤로도 줄곧 횡포를 일삼았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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