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3인 1실 선수촌. 냉장고도 없어 오후 8시면 재료 바닥나는 식당 AG 조직위 ‘블랙아웃’ 걱정에 끙끙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에 참가 중인 ‘팀 코리아’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삼중고’와 싸우며 격전을 치르고 있다.
대부분 선수들은 현지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며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도자들은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자카르타 케마요란에 위치한 선수촌은 대회 주요경기가 열리는 겔로라 봉 카르노(GBK)에서 약 13㎞ 떨어져 있다. 자카르타 시내는 AG 대회기간 차량 홀짝제가 운영 중이지만 현지시간 오전8시, 오후 6시에는 차로 한 시간 이상 소요될 정도로 교통이 혼잡하다.
선수촌 시설은 선수들을 더 지치게 한다. 대부분 종목은 3인1실을 배정 받았다. 한 대표팀 코치는 21일 “외관은 새 건물이고 굉장히 좋아보여서 기대를 했다. 그러나 매우 좁다. 체격이 큰 종목 선수들은 굉장히 불편하다. 1실에 방이 2개 있다. 방과 거실, 욕실 모두 비좁다. 거실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계속 방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의 경기력과 관련해서 가장 큰 문제는 냉장고가 없었다는 점이다. 치료용 약 중 냉장보관이 필요한 것도 많고 선수들이 복용하는 영양음식, 영영제도 냉장 보관해야 하는 것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등 일부 종목 단체는 급히 인근 전자상가를 수소문한 뒤 냉장고를 구입해 숙소에 배치하며 선수단을 지원했다. 선수촌 운영진은 냉장고 구입을 막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전력수급이 불안정한 상태로 각 국가별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냉장고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배드민턴이 열리고 있는 GBK 이스토라 경기장은 뛰어난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역시 전력문제가 심각하다. 아시아배드민턴연맹(BAC)은 선수 휴식 시설에 에어컨이 중단되자 급히 연맹 예산으로 대형 디젤발전기 2대를 임차해 전력을 공급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GBK인근 전체 전력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모든 시설에 냉방이 가동되고 있고 각 국가의 방송 송출 등 전력소요가 예상보다 커 대규모 정전상태 ‘블랙아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펜싱 경기장은 실제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선수촌 운영에도 문제점이 많다. 한 선수는 “선수촌 식당이 오후 11시까지 정상 운영된다고 들었는데 오후 8시부터 먹을 수 있는 메뉴가 크게 줄어든다. 문의를 하면 재료가 떨어졌다고 말한다”고 답답해했다.
물론 우리나라 대표팀만의 문제는 아니다. 각 국가 선수들이 같은 조건에서 AG를 치르고 있다. 단 그동안 운동을 해온 환경의 차가 크기 때문에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나라별로 다르다.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 단체는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에게 한식 등을 공수하며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근 한식당과 교포들이 운영하고 있는 목욕탕과 계약을 맺는 종목도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