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아빠 카바르 자카르타] 울지마 윤지혜, 넌 대한민국 태권도 품새의 새 역사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8월 25일 05시 30분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품새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윤지혜가 지난 19일(한국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플레너리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품새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윤지혜가 지난 19일(한국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플레너리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지난 1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 플레너리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하 AG) 태권도 품새 여자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윤지혜(21·한국체대)는 경기를 모두 마친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며 한사코 사진촬영을 고사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훈련에 매진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은데 따른 아쉬움이 컸단다.

그러나 윤지혜의 동메달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은 태권도 종주국이다. 그 태권도의 기본 동작이 바로 품새다. 종합국제대회 품새 종목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것 하나만으로 이미 역사를 창조한 셈이다. 윤지혜도 이 말을 듣자 비로소 웃음을 되찾았다. 품새 종목에 대한 비판의 시선에 무척 안타까워하며 칼을 갈았던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그는 “AG 직후 출전하는 세계선수권대회와 그 이후에 열리는 종합국제대회를 준비하며 기량을 많이 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일화가 있다. 품새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강민성(20·한국체대)은 여자 개인전 결승이 끝나자 한동안 매트를 바라봤다. 선배(윤지혜)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과정을 알기에, 윤지혜의 이번 대회 결과를 마치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성실하게 훈련했던 선배이자 누나다. 내가 밤에 운동하러 가면, 누나는 묵묵히 트랙을 돌고 있었다. 누나가 원했던 결과를 받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곽택용 품새 대표팀 감독도 “홈 텃세가 작용한 것 같다”고 제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반성도 빼놓지 않았다. 윤지혜는 “준비과정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부족했다”며 “동메달도 값진 메달이다. 이번 대회는 더 성장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 선수생활이 끝낸 뒤에는 품새라는 종목을 알리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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