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울려퍼진 수영장 애국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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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 女개인혼영 200m 대회신
초반 치고나가 가장 먼저 골인, 4년전 수영 노골드 수모 씻어

“최윤희 선배 보고 계신가요?” 한국의 김서영이 24일 열린 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첫 번째 영법인 접영으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자카르타=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최윤희 선배 보고 계신가요?” 한국의 김서영이 24일 열린 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첫 번째 영법인 접영으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자카르타=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결승 터치패드를 찍은 한국 김서영(24·경북도청)은 기록을 확인한 뒤 왼팔을 번쩍 치켜 올렸다. 이후 관중석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수영 시상식 때마다 중국, 일본 국가 일색이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수영장에서 처음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한국 여자수영의 ‘자존심’ 김서영이 24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2분8초34로 이번 대회에서 한국 수영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1982 뉴델리 대회에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가 개인혼영 여자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여자 개인혼영 종목에서 36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었다. 아시아경기 여자수영에서는 2010년 광저우에서 정다래(27·평영 200m)가 여자 평영 200m에서 획득한 이후 8년 만이다.

예선전에서 전체 5위(2분16초73)로 올라 2번 레인에 선 김서영은 사흘 전 개인혼영 400m에서 은메달을 땄을 때처럼 초반(접영-배영)부터 치고 나가는 전략을 썼다. 초반 100m 구간의 기록은 59초37로, 결선에 오른 선수 중 유일하게 1분 이내였다. 세 번째인 평영 구간에서부터 개인혼영 400m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오하시 유이(23) 등 경쟁자들이 김서영을 맹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 번도 1등을 내주지 않은 김서영은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김서영은 “초반에 치고 나간 뒤 평영, 자유형에서 잘 버티자는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고 말했다.

김서영의 개인혼영 200m 금메달은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2016년 10월 전국체육대회에서 2분10초23으로 처음 한국기록을 세운 김서영은 지난해 7월 헝가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기록을 2분9초86으로 앞당겼다.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2분8초61로 기록을 앞당겼다. 당시 올 시즌 세계 1위 기록이었다. 이날도 자신의 한국기록과 종전 아시아경기 기록(2분8초94)까지 갈아 치우며 개인혼영 200m의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김서영의 금메달로 한국 수영은 4년 전 인천 아시아경기 수영 ‘노 골드’의 수모를 씻었다. 한국 수영은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김서영의 금메달을 포함해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획득했다.

자카르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수영#김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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