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4강 베트남 “박항서!” “코리아!” 열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9일 03시 00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거리 가득 메운 시민들 밤새 축제
한국 관광객에 공짜 맥주 대접도

박항서 패널 들고… 베트남이 사상 첫 아시아경기 축구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27일 하노이 시내에는 흥분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진 가운데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의 실물 사이즈 패널까지 등장했다. 베트남 포털
박항서 패널 들고… 베트남이 사상 첫 아시아경기 축구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27일 하노이 시내에는 흥분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진 가운데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의 실물 사이즈 패널까지 등장했다. 베트남 포털
“박항서! 박항서!”

애타게 기다린 응우옌반또안(22)의 결승골이 터지자 베트남 하노이 번화가에 모인 시민 수천 명이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베트남 남자축구대표팀은 27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8강전에서 연장전 혈투 끝에 시리아를 1-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베트남이 아시아경기 남자축구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월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이끈 ‘박항서 매직’이 아시아경기까지 이어졌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베트남 축구팬들은 베트남 건국의 아버지 호찌민과 박항서 감독의 사진을 나란히 들어 보이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 직후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국영TV를 통해 박 감독과 훈련위원회,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베트남에선 거리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오토바이의 나라답게 하노이 도심에서는 끝없는 오토바이 행렬이 중심가인 호안끼엠 호수 주변을 맴돌았다. 호수 주변 도로와 광장을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은 줄곧 금성홍기(붉은 바탕에 노란색 별이 그려진 베트남 국기)를 흔들고 때때로 붉은 폭죽을 터뜨렸다. 붉은색으로 가득한 하노이의 거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서울 광화문을 연상케 했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박항서”를 연호했다. 박 감독의 얼굴이 그려진 붉은 깃발은 물론이고 그의 실물 사이즈 패널이 등장할 정도. 한국인 관광객 이한빈 씨(28)는 “만나는 사람마다 ‘코리아’와 ‘박항서’를 외쳤다”며 “한국인인 걸 알아본 베트남 시민들이 연신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음식점에서는 맥주를 공짜로 주더라”라며 웃었다.

베트남의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박 감독과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다시 한 번 베트남 국민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 베트남 전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 밤새 축제를 즐겼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박 감독의 조국인 한국과의 일전을 앞두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VN익스프레스 베트남어판은 28일 박 감독이 한국전을 언급하며 선수들을 독려하는 동영상을 메인에 걸었다. 박 감독은 이 영상에서 “다음 상대는 한국이다. 절대 위축될 필요 없다. 한국도 연장 승부로 지쳐 있다. 우리는 베트남이다. 그걸 명심해라”라고 승리 의지를 다졌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첫 4강 베트남#박항서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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