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 8강전 일본과의 경기를 앞둔 이승우(20·베로나)의 당돌한 인터뷰는 화제가 됐다. 경기에서 지거나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면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수 있는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이지만 10대였던 그는 두려움이 없었다. 경기에 출전한 그는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중앙선 전부터 약 60m를 드리블해 수비수 3명과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성공시키는 등 2골을 폭발시키며 한국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2018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이승우는 또 한번 일본을 격침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23세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1일 오후 8시 30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이 일본을 꺾으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에 성공한다.
대회 초반 감기 몸살을 앓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이승우는 이란과의 16강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컨디션을 되찾기 시작했다. 29일 베트남과의 4강전에서는 민첩한 움직임을 앞세워 2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승우는 좁은 공간에서 상대 수비를 뚫어내는 돌파력과 창의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다. 한국의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깜짝 골을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해외 빅 클럽들도 아시아경기에서 맹활약 중인 이승우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이승우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 AC밀란 등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경기가 이승우의 능력을 보여주는 쇼케이스 무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생애 두 번째 한일전(각급 대표팀 공식 경기 기준)을 앞둔 이승우는 “우리는 결승전에 나서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온 팀이다. 모든 선수가 합심해 마지막 한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한일전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휩싸여 있다. 수비수 김민재(전북)는 “결승에서 일본에 진다면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려야 한다는 농담을 우리끼리 하기도 했다. 일본에는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후배들을 단단히 정신 무장시켰다. 그는 베트남전 후 라커룸에서 “우리끼리 새로운 역사를 만들자. 잘 쉬고 잘 회복한 뒤 결승전에 나서서 상대를 부숴 버리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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