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깨운 박병호 대형 3점포… 야구, 중국 대파하고 결승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일 03시 00분


오후 3시가 되자 어김없이 (무슬림의) 기도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전역을 뒤덮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야구 경기가 열리는 GBK 야구장의 오른쪽 담장 바로 뒤에는 모스크가 자리해 그 소리가 유독 더 크게 들렸다. 하지만 그 순간 대한민국 4번 타자 박병호의 초대형 3점포가 터지자 팬들의 환호는 기도 방송 소리를 덮고도 남았다.

예선전 첫 경기 대만전 충격패라는 격랑을 만났던 ‘선동열호’가 31일 중국과의 슈퍼라운드에서 박병호의 홈런을 앞세워 10-1로 승리했다. 아시아경기 사상 첫 ‘3연속 금메달’ 도전도 이제야 순풍을 단 듯하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초반에 선수들 몸이 무거웠지만 (박병호의) 홈런이 나오면서 경기를 잘 풀었다. 결국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줬다. 결승전도 잘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1회말 선취점을 뽑기는 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중국의 수비 실책 덕분에 얻은 행운의 득점이었기 때문이다. 2회초에는 오히려 중국에 몸에 맞는 공과 안타, 볼넷으로 만루 상황을 내주기도 했다.

흐름을 바꾼 건 5회 김하성과 김재환이 볼넷과 안타로 출루한 후 이어진 박병호의 한 방이었다. 박병호의 방망이를 떠나는 순간부터 홈런임을 직감하게 하는 큰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중앙 담장에 설치된 높이 약 13m짜리 조형물을 넘어 그대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5회까지 2-0으로 근소하게 앞서던 스코어가 5-0으로 벌어지자 6, 7회에도 황재균, 김재환, 손아섭의 적시타가 줄줄이 이어졌다.

한국 선발투수 임기영은 6과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앞선 경기 내내 침묵하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손아섭은 “그간 후배들 보기도 미안했는데 오늘 경기와 제일 중요한 결승전이 남아있으니 괜찮다고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 결승전에서는 이유 불문하고 야구장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자카르타=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야구#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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