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은 2일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서 정구 남자 단식 우승에 이어 남자 단체전에서도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김진웅을 앞세운 한국은 1일 단체전 결승(2복식 1단식)에서 정구 종주국 일본을 2-0으로 완파했다.
첫 복식에서 김동훈(순천시청)과 김범준(문경시청)이 일본의 나가에 고이치-마루나카 다이메이를 5-2로 물리치며 먼저 승리를 신고한 뒤 김진웅은 단식에서 후네미쓰 하아토를 접전 끝에 4-2로 꺾고 금메달을 결정지었다.
김진웅은 당초 아시아경기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4월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들어갔으나 아시아경기 이전에 입대 영장이 집행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 일정을 마친 뒤 18일 입대 예정이었던 그는 이번 금메달로 병역 특혜 혜택을 받고 계속 운동에만 전념하게 됐다. 비 인기종목인 정구는 국군체육부대나 경찰청 등에 팀이 없어 입대할 경우 군 복무 기간 일반병으로 근무해야 하기에 공백기가 생긴다. 팀 전력의 핵심인 김진웅의 아시아경기 출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구인들은 탄원서까지 준비할 정도로 공을 들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김진웅은 “주위에서 도와준 분들이 많다. 대표팀에서도 다 같이 고생했는데 혼자가 아니라 단체전을 우승으로 보람을 찾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김경한 대표팀 감독은 “5개월 가까운 단체 훈련 속에서 김진웅은 분위기 메이커역할을 했다. 누구보다 빨리 뛰고 가장 늦게까지 코트를 지켰다. 저러다 쓰러지는 게 아닌가 걱정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힘든 훈련을 한번도 게을리하지 않고 100% 소화하는 선수였다”고 칭찬했다.
강한 훈련으로 180cm의 키에 최근 며칠 동안 몸무게가 5kg 줄어들어 63kg까지 빠진 그는 40도 가까운 땡볕에도 라켓과 씨름하며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
개인적 단식 때처럼 단체전 결승에서도 경기가 끝난 뒤 다리에 쥐가 나 동료들의 도움까지 받을 정도로 투혼을 보인 김진웅은 “둘 다 랠리를 오래하는 스타일이라 힘든 경기가 됐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내 손으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기뻐했다.
그는 또 “만일 입대를 하는 상황이 됐다면 나이도 있고 해서 은퇴를 고민했을지 모른다”며 “병역 혜택을 받은 만큼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친구도 정구 선수를 하고 있어 코트 커플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남자 단체전 우승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 이어 2회 연속이다.
한국 정구는 여자 단체전에서는 일본에 1-2로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금 2, 은2, 동2로 마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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