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체험활동 삼아 우연히 잡은 총이 인생을 바꿨다. ‘여고생 사수’ 임하나(18·청주여고)가 국제사격연맹(ISSF)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2관왕에 올랐다.
임하나는 3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251.1점으로 시상대 꼭대기에 올랐다. 2위 안줌 무드길(인도·248.4점)과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은메달리스트 정은혜(인천미추홀구청·228.0점)가 뒤를 따랐다. 한국여자선수가 세계선수권 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건 임하나가 처음이라 의미를 더했다.
앞서 진행된 본선부터 조짐이 좋았다. 630.9점으로 1위에 올랐다. 정은혜의 630.7점(2위)과 금지현(울산여상)의 624.6점을 더한 여자소총대표팀은 3명 합계 1886.2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해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임하나와 정은혜의 활약 속에 한국사격은 2020도쿄올림픽 출전 쿼터(결선 1~4위)도 획득했다.
2000시드니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은메달 강초현(은퇴)의 계보를 이을 여동생 스타 사수의 탄생에 한국사격은 흥분하고 있다. 강초현이 올림픽 은메달을 딴 2000년, 1월 1일 태어난 임하나의 성장 속도는 눈부시다.
중학교 1학년 때 사격부에서 활동 중인 친구와 사격장을 찾았다가 새로운 재능을 발견한 그는 사격의 매력에 푹 빠졌고 불과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중심~호흡~조준~격발~추적 등 사격의 기본에 충실했던 것이 폭풍 성장의 비결이다. 자신의 약점을 흔들리는 멘탈로 꼽았으나 한 발 한 발에 순위가 오르내리고 0.1점에 운명이 나뉜 치열한 결선 레이스 내내 평온함을 유지해 열혈한 갈채를 받았다.
눈물이 아닌, 깜찍한 미소로 기쁨을 드러낸 임하나는 “AG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집중훈련을 하면서 단점을 채웠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계속 정진하겠다. 멘탈을 단단하게 하는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