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체격보다 기술력이 먼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4일 03시 00분


대표팀 부임 후 첫 공식훈련

“나이스 크로스!” “더 해보자! 더!”

3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는 외국인 코치들의 격려와 선수들의 힘찬 기합 소리가 함께 울려 퍼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49·포르투갈·사진) 부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의 공식 훈련이었다. 이날 NFC에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정전으로 조명탑 불까지 꺼지는 등 악조건이었지만 새 사령탑의 눈도장을 받으려는 선수들은 약 1시간 동안 치열하게 공격 전개 훈련 등을 소화했다. 벤투 감독은 날카로운 눈매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어로 (선수) 이름을 말하는 것이 조금 어렵다”면서도 “선수들에 대해서는 잘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코스타리카)과 11일(칠레)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둔 벤투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활약한 기존 멤버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젊은 피’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아경기에 참가한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긍정적 분위기를 가져올 것이다. 그들의 능력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이 선호하는 선수 유형도 설명했다. “신체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다.” 아시아경기 멤버인 황인범(22·아산 무궁화FC)이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황인범(177cm, 70kg)은 다소 마른 체격이다. 벤투 감독은 “황인범은 좋은 기술력과 패스 능력을 갖췄다. 체격이 크지 않더라도 적극적이고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중앙 수비수로 출전해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부진했던 장현수(27·FC도쿄)가 다시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멀티플레이어를 중용하겠다는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장현수는 중앙 수비수 외에도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공수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사령탑 데뷔전을 치르는 벤투 감독은 한국 팀 특유의 색깔을 유지하는 가운데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이 가진 적극성과 강한 정신력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세부적인 공격과 수비 전술에 변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뜻하지 않게 ‘외박’을 하게 됐다. NFC 변압기 문제로 숙소를 비롯한 건물 전체가 정전됐기 때문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은 경기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하루를 보낸 뒤 내일(4일) 다시 NFC에서 훈련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축구국가대표#파울루 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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