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은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좌투수 임준섭(29)을 1군에 등록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2015년 5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한화로 이적한 뒤 6경기 등판이 전부였던 그의 1군 등록은 무려 1214일만이었다. 3년 전 5월 16일(대전 넥센 히어로즈전)이 그가 마지막으로 1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날이다.
공백기가 3년이 넘었다. 이 기간에 임준섭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과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고, 5월29일부터 팀에 합류해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 2군 스태프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본인의 복귀 의지도 강했다. 한 감독은 “(임준섭이) 생각보다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1군 등록 이튿날인 12일 삼성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팀이 7-3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선발투수 윤규진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자칫 흐름을 넘겨줄 수 있는 상황에서 첫 상대 박해민을 병살타로 솎아낸 뒤 김헌곤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공 4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39㎞로 아주 빠르진 않았지만, 공격적인 몸쪽 승부로 맞혀잡는 투구가 돋보였다. 6회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성공적인 복귀전이라는 팩트는 흔들리지 않았다. 팀이 7-3의 승리를 거두면서 복귀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한화는 최근 선발난으로 고민이 깊다. 가을야구로 향하는 길목에서 직면한 최대 악재다. 때마침 등장한 임준섭의 깔끔한 복귀전은 팀은 물론 본인에게도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임준섭에게도 데뷔 후 첫 가을야구라는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