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추격전을 벌인 ‘역전의 여왕’ 김세영(25·미래에셋)이 아쉽게 생애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을 놓쳤다.
김세영은 16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리조트 골프클럽(파71·6523야드)에서 막을 내린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85만달러·약 41억원) 최종라운드에서 기존 선두 에이미 올슨(미국)을 부지런히 쫓으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후반 급작스러운 샷 난조에 빠지며 11언더파 273타 공동 준우승에 머물렀다.
여러 주요대회에서 빨간 바지를 입고 역전 우승을 차지해 ‘빨간 바지의 마법사’라는 별명을 지닌 김세영. LPGA 투어 데뷔 시즌이었던 2015년 2월 퓨어 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선 16번 홀에서의 세컨 샷이 덤불에 빠지며 패색이 짙었는데 환상적인 로브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서 연장전 승부를 이끌었고 기어코 우승까지 이뤄냈다. 올해 7월 손베리 크릭 LPGA 클래식에선 LPGA 투어 역대 72홀 기준 최다언더파와 최소타에 해당하는 31언더파 257타를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써냈다. 물론 두 대회 최종라운드에서의 공통 의상은 빨간 바지였다. 이날 역시 빨강색 계열의 하의를 입고 최종라운드에 임했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앞에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기적을 꿈꿨다.
출발은 좋았다. 3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1타를 줄였다. 반면 올슨은 전반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잃으면서 공동선두 자리를 김세영에게 내줬다. 전반을 올슨과 동타로 마친 김세영은 그러나 후반 들어 급격히 샷 난조에 빠지기 시작했다. 파4 10번 홀에서 어프로치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한 뒤 파4 12번 홀에서 역시 보기에 그치면서 우승권에서 다소 멀어졌다. 이어 13~15번 홀에서 보기와 버디를 번갈아 기록하며 1타만을 줄이는 데 만족했다. 그런데 생애 첫 우승이 가까워졌던 올슨마저 파4 18번 홀에서 티샷 실수를 범하며 더블보기를 기록해 11언더파로 내려앉으면서 앞서 12언더파 272타로 경기를 마친 안젤라 스탠포드(41·미국)가 행운의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한편 이날 박인비(30·KB금융그룹)와 이정은6(22·대방건설) 역시 선전을 펼쳤다.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하면 슈퍼 골드 커리어 그랜드 슬램(LPGA 투어 5개 메이저대회와 하계올림픽 우승)이 가능했던 박인비는 13번 홀까지 2타를 줄였지만 14~15번 홀에서 내리 보기를 기록하면서 공동 8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6관왕에 올랐던 이정은은 마지막 날 2타를 줄이고 공동 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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