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타고투저 투수들 뭇매, 린드블럼 2.93점으로 선두
선동열-류현진 추억으로 남을 판
극심한 타고투저의 시대다. 2006년 KBO리그 전체 투수 평균자책점은 3.58이었다. 당시 8개 팀 중 7개 팀이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LG만 유일하게 4점대(4.22)였다. 당시 꼴찌였던 LG 기록을 올 시즌에 대입하면 1위가 된다. 17일 현재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팀은 SK로 4.55다. 개인 순위로 따져도 2006 LG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는 4명(린드블럼, 윌슨, 소사, 양현종)밖에 되지 않는다.
리그를 주름잡던 ‘슈퍼 에이스’도 덩달아 사라졌다. 선동열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1993년 0.78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포함해 3차례(1986년 0.99, 1987년 0.89)나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1990년대만 해도 1점대 투수들이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2000년대 들어선 2점대 초반 평균자책점 1위가 대부분이었다. ‘괴물’ 류현진(LA 다저스)만 2010년 유일한 1점대 기록(1.82)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03년 현대 바워스는 리그 최초로 3점대 평균자책점 1위(3.01)에 올랐다. 당시엔 흔치 않던 3점대 평균자책점 수위 선수를 요즘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4년 삼성 밴덴헐크는 3.18, 지난해 KT 피어밴드는 3.04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올해 평균자책점 1위는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사진)으로 2.93을 기록 중이다. 남은 3, 4차례의 등판에서 적당한 호투를 이어가야 2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킬 수 있다.
제9구단 NC와 막내 KT 창단 후 모든 구단이 투수 자원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타자들의 장비는 나날이 좋아지고, 기술도 향상되고 있지만 투수들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부터는 팀당 경기수가 전년도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면서 투수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2016년 5.17이었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4.97로 잠시 내려갔다가 올해 다시 5.11로 올라왔다.
메이저리그에는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1.78)과 크리스 세일(보스턴·1.92) 등 2명의 1점대 투수가 있다. 일본 프로야구 평균자책점 1위는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로 2.48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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