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전통적으로 ‘대포군단’의 이미지가 강했다. 은퇴한 ‘국민타자’ 이승엽을 필두로 숱한 거포들을 배출했다. 물론 지금의 삼성은 다르다. 전성기를 이끈 주역들이 하나둘 전설로 사라지면서 팀 컬러도 변했다. 그중 하나.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30도루를 기록한 박해민을 앞세워 뛰고 또 뛰고 있다. 팀 도루는 18일까지 95개로 한화 이글스(107개)에 이어 2위다.
‘달리는 팀’의 조력자로 강명구(38) 주루코치가 올해 새로 가세했다. 2003년 삼성에 입단해 2014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강 코치는 대주자 전문으로 입지를 다졌다. 1군에서 활약한 10시즌 동안 581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도루는 135개를 시도해 111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82.2%)로는 최고 수준의 ‘대도’로 손색없다(올해 박해민의 도루 성공률은 76.9%다).
2015년부터 3년간 전력분석원으로 일한 그는 지난해 가을 일본 교육리그에서부터 전공을 살려 주루코치로 변신했다. 퓨처스(2군)에서 적응기를 거친 뒤 올 6월 1군으로 올라왔다. 시즌 도중 합류한 만큼 조심스럽게 후배들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건네고 있다. 4년 연속 도루왕에 도전하는 박해민에 대해 강 코치는 “굳이 먼저 얘기할 필요가 없겠더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해민이는 도루 기회를 포착하는 센스가 뛰어나다. 창의적이기까지 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자연스레 강 코치의 눈길은 박해민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주루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그는 ‘도루 타이밍’을 강조했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노하우다. 크게 두 가지 포인트에 주목하고 있다. 강 코치는 “투구동작이 큰 투수를 공략하는 게 먼저다. 퀵모션은 빠르지 않아도 투구 시 첫발을 내딛는 동작이 빠른 투수를 상대로는 도루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은 당연히 변화구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요즘은 볼카운트 3-0에서도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가 있다. 그러니 늘 꾸준하게 투수들을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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