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전북 꺾고 亞챔스 4강행
신화용, 종료 직전 PK 막고 승부차기서도 두 번이나 선방
日가시마와 결승행 격돌
수원의 수문장 신화용(35·사진)이 다 무너져 가던 ‘수원성’을 간신히 지켜냈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 수원이 전북에 0-3으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수원은 1, 2차 합계 3-3이 돼 페널티킥 골을 허용하면 다 잡은 4강 티켓을 내줄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신화용은 오른쪽으로 다이빙해 전북 아드리아노가 찬 볼을 쳐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연장전이 득점 없이 끝나고 승부차기로 넘어가자 신화용의 활약이 또 한번 빛났다. 1번 키커로 나선 김신욱에 이어 3번 키커 이동국의 슛마저 막아낸 것이다. 승부차기는 4-2 수원의 승리로 끝났다. 결국 신화용은 이날 3골을 먹고도 ‘빅 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를 찾은 수원 팬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잦은 롱킥 실수와 볼 처리 미숙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신화용이 순식간에 구세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수원은 이날 ‘닥공(닥치고 공격)’을 펼친 전북의 맹공에 경기 내내 고전했다. 전북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아드리아노는 전반 11분 선제골을 넣으며 전북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전북의 볼 점유율은 61.1%. 전북이 1골을 포함한 5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수원은 단 하나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그 대신 수원은 경고 두 장을 포함해 9개의 반칙을 가하며 전북을 거칠게 막아서 가까스로 전반을 1실점으로 끝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전북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6분 최보경이 코너킥 기회에서 헤딩슛으로 수원의 골망을 가른 것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3분 뒤 그런 최보경(수비수)을 빼고 이동국(공격수)을 투입해 화력을 더했다. 후반 66분 교체 투입된 김신욱은 그라운드를 밟은 지 5분 만에 팀 동료 이용의 크로스를 받아 머리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북은 아드리아노의 페널티킥 실축에 힘이 빠진 탓인지 연장전에서 수원에 밀리며 추가골을 잡아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눈물을 흘렸다.
수원이 7년 만에 ACL 4강에 합류하며 4강 대진은 알사드(카타르)-페르세폴리스(이란),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수원으로 짜여졌다. 2000, 2001년 이 대회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에서 총 2번 정상을 밟은 수원은 바뀐 대회에서 첫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수원-가시마 앤틀러스의 경기는 10월 3일 1차전(방문), 24일 2차전(안방)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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