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2위 싸움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다. 2007년 이후 11년만의 가을야구를 목전에 둔 한화 입장에서도 기회가 있을 때 순위를 하나라도 끌어올리고 싶은 게 당연지사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20일 인천 SK전에 앞서 “이번 2연전을 통해 순위가 결정될 수도 있는 만큼 첫판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2연전이자 미리 보는 플레이오프(PO)에 그만큼 큰 관심이 쏠렸다.
선발 싸움에선 19일까지 장외 평균자책점 1위(2.58)를 달리던 김광현(10승7패)을 내보낸 SK의 절대 우위가 점쳐졌다. 한화는 장민재로 맞불을 놓았다. 올 시즌 쭉 구원으로만 나서다 지난 13일 청주 SK전부터 선발로 돌아섰는데, 기본 성적에 드러나지 않은 상대성이 크게 작용했다. 통산 22경기에 등판해 6승(3패), 평균자책점 3.68로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인 상대가 바로 SK다.
예상과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3위 한화(70승59패)는 8-2의 승리를 거두고 2위 SK(70승1무56패)와 게임차를 1.5경기로 줄였다. 타선은 1회부터 제러드 호잉과 김태균의 적시타로 장민재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후에는 최진행(4회1점)과 지성준(7회1점), 정근우(7회2점)의 홈런 3방을 앞세워 격차를 더욱 벌렸다. 6.2이닝 동안 7안타(2홈런) 6삼진 5실점(3자책점)으로 7패째를 떠안은 김광현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장민재의 호투는 눈부셨다. 5.2이닝 동안 7안타 무4사구 4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선발승(5승째)을 거뒀다. 133~140㎞ 사이에서 직구 구속을 조절하며 상대 타자의 몸쪽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포크볼(25개)과 커브(12개) 등의 변화구는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5회 무사 2·3루의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낸 뒤에는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등판한 리그 최강 불펜(박상원~권혁~이태양~안영명)은 나머지 3.1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한화에게는 의미가 큰 1승이었다. 2위와 게임차를 줄인 것뿐만 아니라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나온 국내선수의 첫 선발승이라는 수확도 얻었다. 여기에 PS에서 상대 에이스를 만나도 충분히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한판이라 기쁨 두 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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