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 앞에 또 무릎을 꿇었다. 20일 잠실에서 열린 시즌 12번째 맞대결서 9-3으로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 전패다. 2017년까지 더하면 14연패다. 더욱이 벼랑 끝 5강 경쟁을 펼치는 와중에 난데없이 4연패에 빠졌다. 6위 KIA 타이거즈의 끈질긴 추격으로 5위(63승1무67패) 자리도 위태롭다.
LG로선 ‘에이스’ 헨리 소사(5이닝 6자책점)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3회 이형종의 2점 홈런으로 선취 득점을 등에 업었지만, 곧바로 이어진 4회 급격히 무너졌다. 양의지~오재일에게 연속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한 것이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이후 한 차례의 희생플라이와 3안타를 맞아 4점을 헌납했다. 팀 타율 1위 두산의 질주가 본격 시작됐다. 5·6회 4점을 더 달아나 8-3의 우위를 점했다. LG는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소사는 최근 선발 등판한 5경기서 1승4패로 때 아닌 부진과 씨름 중이다.
줄곧 그래왔다. 올 시즌 LG가 두산을 상대로 펼친 무득점 경기는 5월 5일 딱 한 번뿐이었다. 타선이 쉬지 않고 득점을 생산했음에도 번번이 두산의 화력을 넘지 못했다. LG가 12번의 만남에서 종합 53점을 뽑을 때 두산은 101점을 챙겼다. 두 배에 가까운 차이다.
KBO리그서 특정 팀 상대 시즌 전패 이력은 단 한번 뿐이다. 1982년 두산의 전신인 OB가 삼미 슈퍼스타즈를 상대로 16전승을 거둔 것이 유일하다. 근래엔 2013시즌 한화 이글스가 롯데 자이언츠에 2승14패, 2016시즌 롯데가 NC 다이노스에 1승15패로 덜미를 잡힌 것이 당해 최악의 승률이었다.
우천 취소 경기를 포함해 두산과 4경기를 남겨둔 LG에겐 최악의 상황을 면할 최소한의 기회는 있다. 특히 가을 야구 행 티켓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LG로선 무엇보다도 두산 공포증을 극복하는 일이 최우선이다.
한편 LG는 10개 구단 가운데 시즌 처음으로 홈경기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인 13번째 기록이다. 다만 팬들의 열렬한 지지에 대한 보답은 다음으로 미뤘다. 여러모로 마음 속 짐이 더 무거워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