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은 26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취재진에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남겼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27일과 28일 잠실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원정 2연전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시즌 막판 5위 싸움은 여전히 혼전 구도를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5위 KIA와 6위 LG의 싸움으로 좁혀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때 2위 자리를 노렸던 LG는 계속되는 하락세로 결국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자리까지 KIA에게 빼앗겼다. 8월 승률 0.231(3승10패), 9월 승률 0.400(8승12패)로 연달아 손해를 보더니 결국 최악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반면 KIA는 정반대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8월 승률 0.500(6승6패)을 마크한 뒤 9월 승률 0.632(12승7패)로 뛰어 올랐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순위는 5위까지 상승했다. ‘디펜딩 챔피언’의 마지막 자존심이 할 수 있는 가을야구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잔여경기까지 LG보다 많아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5위 타이틀이 완전히 KIA쪽으로 넘어간 것은 아니다. 아직도 두 팀의 승부는 박빙이라 볼 수 있다. KIA는 LG와의 맞대결 전, 최하위 KT와의 2연전 승부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26일 경기에서 무려 18안타를 허용하며 2-9로 완패했다. 같은 날 LG 역시 SK 와이번스에게 2-5로 졌다. 두 팀은 여전히 두 게임차의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5위 KIA의 성적은 63승66패, 6위 LG의 성적은 64승1무71패다.
자연스럽게 두 팀의 맞대결에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맞대결은 순식간에 격차를 벌릴 수도 또 줄일 수도 있는 기회다. 두 팀은 서로를 상대로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KIA는 최강 선발투수 두 명을 앞세워 2연전 스윕을 노린다. 27일 경기에는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등판시키고, 이어 28일 경기에는 제 페이스를 되찾은 외국인투수 헥터 노에시가 마운드에 오른다. 불펜진 역시 필승조가 총력전을 준비한다. KIA는 26일 KT전에서 필승조 휴식으로 패배 속 위안거리를 가져갔다. 전상현이 4이닝을 막으며 궂은일을 도맡았다. 덕분에 임기준, 김윤동, 팻딘 등 필승조가 힘을 아꼈다.
LG는 핵심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고민이 깊다. 선발 로테이션을 든든히 지켜주던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가 최근 고관절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불펜진의 컨디션 역시 좋지 못하다. 현재로서는 전력상 KIA쪽으로 무게추가 기울 수밖에 없다. 시즌 막판 5위 싸움의 마지막 혈투라 할 수 있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마지막에 웃는 팀은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