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 위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탈꼴찌’를 넘어 ‘5할 승률’을 목표했다. 프런트 주도로 프리에이전트(FA) 황재균을 영입하며 공격적 행보에 나섰다. 하지만 26일까지 KT는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성적이 나지 않아서인지 여기저기서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잡음의 대부분이 프런트 주요 파트의 핵심 인물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에서는 이 인물을 두고 한 가지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KT 최고위 관계자가 코칭스태프 앞에서 “향후 단장이 될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는 내용이다. 사석에서 나온 가벼운 농담일 수 있지만, ‘높은 자리에 올라갈 사람이니 잘 대하라’는 식으로 해석 가능한 메시지였던 터라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고위층의 특정인을 향한 비호는 구성원에게 영향을 끼친다. KT가 하위권으로 추락한 시점에서 한 코치가 구단 고위층과 차례로 독대한 정황 역시 포착됐다. 이 코치는 단장에 이어 앞서 언급한 핵심 인사도 만났다. 물론 평상시라면 코치와 프런트 직원이 개인적으로 식사 자리를 갖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시기나 여러 상황 탓에 여러 가지 소문이 재생산되고 있다.
‘핵심 인사가 외부 퓨처스 감독 후보군과 접촉하고 있다’(스포츠동아 18일 보도)는 내용은 이미 야구계에 파다하다. 감독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포석으로, 성적 부진을 오로지 감독의 책임만으로 돌리는 것이다. KT는 그동안 성적을 이유로 구단 각 파트에 여러 차례 칼을 대왔다. 사장과 단장은 물론 감독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방향을 잘못 정한 메스는 의료 도구가 아닌 흉기다. 메스를 들고 단행했던 수술은 치료가 아닌 난도질이었음이 올 시즌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메스는 잘못된 대상을 향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