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용대, 세계4위 日 우승후보 격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8일 03시 00분


코리아오픈 2년 만에 복귀… 김기정과 남자복식 8강 진출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27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남자복식 16강전에서 김기정과 짝을 이룬 이용대(뒤)가 세계 4위의 우승 후보 가무라 다케시-소노다 게이고(일본) 조를 상대로 강력한 스매싱을 하고 있다. 이-김 조가 2-1(18-21, 21-10, 21-9)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뉴스1
27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남자복식 16강전에서 김기정과 짝을 이룬 이용대(뒤)가 세계 4위의 우승 후보 가무라 다케시-소노다 게이고(일본) 조를 상대로 강력한 스매싱을 하고 있다. 이-김 조가 2-1(18-21, 21-10, 21-9)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뉴스1

경기를 1시간 정도 앞두고 연습장에 들어서는 그들의 손에는 아이스커피 잔이 들려 있었다. 엄격한 단체생활을 강조하는 과거 대표팀 시절에는 개별로 음료수 잔을 들고 훈련을 시작하는 건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27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 출전한 이용대(30·요넥스)와 김기정(28·삼성전기)이었다. 두 선수가 이 대회에 출전한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대표팀을 떠나 있다 이번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했다. 태극마크 없이 이 대회에 나선 것도 처음이다.
톱시드 제압 이용대 환호. 월간배드민턴 제공
톱시드 제압 이용대 환호. 월간배드민턴 제공

이들의 출전이 가능했던 건 국가대표가 아닌 31세 이하 남자 선수는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대한배드민턴협회 규정이 법원 판결로 정지됐기 때문이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숙소도 한국 대표팀과 따로 쓰고 있다. 두 선수는 대표팀 동료 선후배를 의식해 말을 아끼면서도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편해졌다”고 말했다.

국제대회 공백으로 세계 랭킹이 169위인 이용대와 김기정은 이날 16강전에서 세계 4위로 톱시드인 우승 후보 가무라 다케시-소노다 게이고(일본)를 상대로 59분의 접전 끝에 2-1(18-21, 21-10, 21-9)로 역전승하며 8강에 올랐다.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 3세트 수비가 살아난 게 승인이었다.
톱시드 격파한 이용대 김기정.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톱시드 격파한 이용대 김기정.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경기 후 이용대는 “이용대가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남은 3경기 모두 이길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기정은 “용대 형과 복식을 뛴 기간은 짧지만 삼성전기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어 잘 맞는다”고 말했다.

‘마이웨이’를 선언한 이용대와 김기정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다. 이달 초 처음 손발을 맞추고 출전한 스페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순조롭게 첫발을 뗐다. 이용대는 “내년 4월까지 최대한 랭킹 포인트를 쌓아 세계 8위 이내 진입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이용대는 “앞으로 대표팀 후배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며 다시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요넥스와 계약돼 있어 빅터의 공식 후원을 받은 대표팀에선 용품 사용 문제가 뜨거운 감자였다. 한 배드민턴 전문가는 “해외나 다른 종목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의류는 빅터를 입고 다른 용품은 개별 사용을 허용하는 절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4위를 꺾고 코리아오픈 8강에 오른 이용대(오른쪽)와 김기정. 월간배드민턴 제공
세계 랭킹 4위를 꺾고 코리아오픈 8강에 오른 이용대(오른쪽)와 김기정. 월간배드민턴 제공

최근 한국 배드민턴은 아시아경기에서 40년 만에 노 메달에 그치는 등 침체에 빠졌다. 배드민턴 팬들은 세계 1, 2위를 다투던 이용대와 김기정의 가세가 새로운 활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자 단식 성지현(인천국제공항)과 혼합 복식 서승재(원광대)-채유정(삼성전기)도 8강에 합류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배드민턴#코리아오픈#이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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