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FC서울은 바람 잘 날이 없다. 일단 성적이 초라하다. 프로축구 상하위 스플릿 분기점까지 3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인데 아직 서울의 순위는 9위에 머물고 있다. 이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서울은 사상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서울은 전북현대와 함께 유이하게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적 없는 팀이다.
그런데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7경기 2무5패, 답답한 상황이다. 28일 구리에 위치한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이을용 감독대행은 “경기력은 괜찮은데 뭔가 자꾸 꼬이고 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엎친 데 덮쳐 불필요한 잡음도 발생했다. 팀의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이 또 다시 ‘장외 논쟁’의 중심에 섰다.
박주영은 최근 한 매체가 “박주영이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부상여파 때문”이라는 기사를 게재하자 자신의 SNS 계정에 ‘올 시즌 단 하루도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로 훈련을 쉰 적이 없다’는 말로 불편한 심경을 전하며 보도를 반박했다.
이런 박주영의 태도에 팬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팀 성적도 좋지 않은데 고참급 선수가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비난도 들리고, 왜 박주영을 기용하지 않느냐며 코칭스태프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과거 황선홍 감독 시절에도 SNS 파동을 일으킨 적 있는 박주영이기에, 여러모로 모양새는 좋지 않았다.
관련해 이을용 감독대행은 ‘박주영 살리기’에 나섰다. 이날 미디어데이 때 박주영의 질문이 쏟아지자 이 감독은 “(최근 논란이)내 입에서 나온 이야기도 아니고, 주영이 입에서 나온 이야기도 아니고 기사에서 비롯된 일”이라면서 “외부에서 박주영 이야기가 많은데, 내부에서는 딱히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을용 감독은 “구단도, 나도, 팬들도 주영이 생각해줘야 한다”면서 자신이 박주영의 기용을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박주영은 연습경기나 R리그(2군경기) 경기에는 출전하고 있다.
그는 “사실 주영이가 (부진해서 눈에 띄지 않았을 뿐)전반기에 적게 뛴 게 아니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 박주영을 기용해야한다. 대신 잘 써야한다. 지도자로서 선수를 보호해야할 책임과 의무도 있다”고 밝혔다. 박주영이 또 다시 질타에 시달리는 것을 막아주고 싶다는 애틋함이었다.
이 감독은 “주영이가 다시 경기에 투입됐을 때, 전반기처럼 (부진한)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의 질타가 나올 수 있다.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으면 주영이가 더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뒤 “코칭스태프가 계속해서 주영이의 몸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어찌됐든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주영이도 기다릴 줄도 알아야한다”며 큰 틀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을용 감독은 “주영이 외에도 경기에 못나가는 선수는 많다. 우리는 ‘팀’이다. 특정 선수 때문에 좌우되는 일은 없어야한다”면서 “찬스가 생겼을 때 예전에 보여주던 반 박자 빠른 슈팅 같은 게 나오지 않고 있다. 코치들도 주영이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면밀히 체크하면서 기다릴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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