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에 앞서다 GK 실수로 무승부… 성난 안방 팬들 “각성하라” 구호
최근 8경기 3무 5패 부진 터널… 첫 하위 스플릿 추락 현실로
전북, 김신욱 극장골로 강원 울려… 2위 경남-3위 울산은 나란히 비겨
“정신 차려 서울. 정신 차려 서울!”
1만여 FC서울 안방 팬들의 외침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2-1로 앞서다가 후반 38분 골키퍼 유상훈의 실수로 상주에 동점 골을 헌납한 직후였다. 이미 유상훈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1분에도 실책에 가까운 볼 처리로 한 골을 내줬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인사를 하기 위해 관중석 앞에 선 선수들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축구 명가’ 서울이 겪고 있는 터널의 끝은 어디인가. 서울은 30일 상주와의 K리그1 31라운드 경기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팀 순위 9위(승점 35)를 유지했다. 이날까지 8경기 연속 무승(3무 5패)이다.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뉘기까지 남은 단 두 경기(방문)에서 6위 강원, 7위 제주(이상 승점 38), 8위 대구(승점 36)를 넘어서지 못하면 서울은 사상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7∼12위)으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한다.
지난달 28일 이재하 단장이 올 시즌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직후라 이날 무승부가 더욱 뼈아프다. 4월 말 황선홍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지금까지 서울이 하위권을 맴돌자 구단 수뇌부까지 물러나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1승이 간절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도 다른 팀에 비해 부족한 안델손(6골) 마티치(1골) 등 외국인 공격수의 빈약한 화력과 수비 불안은 여전했다.
더불어 이을용 감독 대행의 한숨도 깊어졌다. 그는 이날 “팬에게 죄송하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골키퍼였다. 선수를 바꾸면 꼭 그 자리에서 문제가 생긴다”며 자신의 선수 기용을 자책했다. 이 감독 대행은 그동안 1번 수문장으로 활약한 양한빈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이달 초 상주에서 제대해 서울로 복귀한 유상훈에게 골문을 맡겼다. 이 감독 대행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너무 위축됐다”며 “열심히는 하는데 경기가 우리 뜻대로 안 된다. 늦었지만 처음부터 다시 한번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북은 지난달 29일 경기 막판에 터진 김신욱(30)의 ‘원더골’에 힘입어 강원을 3-2로 꺾고 조기 우승 확정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승점 73점으로 2위 경남(승점 55)과 무려 18점 차. 스플릿 제도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최초로 스플릿 분할(34∼38라운드) 이전에 우승을 확정짓는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북의 뒤를 이을 ‘2인자’ 싸움을 벌이고 있는 2위 경남과 3위 울산(승점 52)은 31라운드에서 각각 12위 인천과 5위 수원을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해 승점 3점 차 대결 구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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