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박병호 로맥 로하스 이어… 삼성전 1회 투런 완승 이끌어
“힘 좋지만 스윙 아직 부족해… 이정후 공 맞히는 능력 부러워,
경기 뒤 부족한 점 항상 메모”
“45개도 치겠는데?”
SK 한동민(29·사진)이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동료들이 어깨를 두드렸다.
한동민은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1회 첫 타석 상대 선발 윤성환의 4구째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40호. 김재환(두산·44개), 박병호(넥센), 로하스(KT·이상 41개), 로맥(SK·40개)에 이어 올 시즌 5번째 40홈런이다. 한 시즌에 40홈런 타자가 5명이 나온 것은 KBO 리그 역사상 최초. 경기 후 한동민은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40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128경기에서 타율 0.287 113타점으로 명실상부하게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인 그는 9월에만 12홈런을 몰아쳐 남은 8경기 활약에 따라 더 높은 고지도 기대해 볼 만하다. 시즌 초반 부진해 “30홈런도 생각 못 했다”는 그는 “밑바닥을 치고 나서 마음을 비우니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낮은 코스의 타구를 퍼올리는 ‘파워 스윙’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190cm 95kg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괴력 때문에 ‘동미니칸(동민+도미니카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정작 자신은 “스윙은 아직 멀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가볍게 힘을 빼고 휘둘러 닿는 순간에만 힘을 쓰는 요령을 익히고 싶다. 그래야 기복 없이 오래 잘 칠 수 있다. 최근에는 넥센 이정후(20)의 타격을 눈여겨보고 있다. 스무 살 선수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공을 맞히는 능력이 좋다. 밥이라도 사주면서 타격 얘기를 좀 해보고 싶다.”
한동민은 지난해 8월 8일 인천 NC전에서 도루 중 발목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단 1개 차로 ‘30홈런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다. “앰뷸런스에 실려 가면서 분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는 올해 1월 미국 플로리다 IMG 아카데미 재활 캠프에 참여하는 등 회복에 총력을 기울였다. 매해 다수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재활 훈련을 위해 찾는 이곳 트레이닝 센터에서 그를 담당한 트레이너는 “여태 본 선수 중 가장 성실하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인생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며 다음 시즌 보완해야 할 점을 한참 동안이나 쏟아냈다. 매 경기 부족했던 점을 메모로 남긴다는 그는 “수비가 아직 부족하다. 타격만 집중하는 ‘반쪽짜리’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 주루도 더 잘하고 싶다. 사실 다 잘하고 싶다. 갈 길이 멀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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