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본관으로 걸어 들어오는 석현준(27·스타드 드 랭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2년 만에 대표팀에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미니게임을 할 때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통상 대표팀 선수들은 가족이나 에이전트의 차를 타고 휴식을 취하면서 NFC에 온다. 하지만 현재 국내 에이전트가 없고 부모님이 해외에 거주 중인 석현준은 택시를 타고 왔다. 그럼에도 석현준은 “모든 상황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택시 기사님이 저를 못 알아보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기분이 좋습니다. 다시 (대표팀에) 적응해야 하지만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석현준은 ‘저니맨(여러 팀을 옮겨 다니는 선수)’으로 통한다. 2009년 아약스를 시작으로 FC 흐로닝언(이상 네덜란드)과 마리티무(포르투갈),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CD나시오날과 비토리아 세투발, 그리고 FC포르투(이상 포르투갈),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데브레첸(헝가리), 트루아(프랑스)를 거쳐 올해 8월 스타드 드 랭스(프랑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무려 6개국 11개의 팀을 거쳤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석현준은 주전으로 꾸준히 뛸 기회를 부여받지 못해 팀을 옮긴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그는 유럽에서의 성공을 위해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현준(A매치 11경기 4득점)의 국가대표팀 생활도 안정적이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 주전으로 뛰었지만 신태용 전 감독 체제에서는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았다. 석현준은 2016년 10월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석현준은 “부상도 있었고 (감독님을) 만족시켜 드릴 만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부임 후 첫 소집 때는 석현준을 뽑지 않았다. 하지만 우루과이(12일), 파나마(16일)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부상을 당하면서 석현준에게 기회가 왔다. 벤투 감독은 “석현준이 포르투갈 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을 알고 있다. 팀 전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이다.
석현준은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원톱 자리에서 주전 경쟁을 펼친다. 한 위원은 “황의조의 강점이 슈팅 능력이라면 석현준은 탄탄한 신체조건(190cm, 83kg)을 바탕으로 문전에서 수비를 위협하는 움직임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수많은 팀을 돌아다니며 주전 경쟁을 벌였던 석현준은 황의조와의 경쟁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어느 팀에도 당연한 주전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몸싸움과 헤딩 능력을 살려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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