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스타일을 스스로 창조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계랭킹 1위) 브라질이 강력한 미들블로커를 중심으로 팀의 스타일을 다시 만들어냈듯 한국도 자신들만의 특성을 살린 스타일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올해로 3년차,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외국인 선수 타이스 덜 호스트(27·이하 타이스)는 최근 선수로선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지난달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선수권대회에 네덜란드(세계랭킹 25위) 대표팀으로 출전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우승국이자 세계 랭킹 1위 브라질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16년 만에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네덜란드는 이후 랭킹 9위 프랑스마저 꺾으며 전 세계 배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끝내 6강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에 올라 최종 8위를 차지하며 대회 최고 이변의 팀으로 주목받았다.
이달 초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타이스는 “2라운드 진출을 목표로 삼았지만 선수들끼리는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거란 생각을 했다. 브라질도 좋은 팀이지만 그날만큼은 우리가 브라질보다 더 좋은 팀플레이를 했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대회였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선전이 한국 배구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한국 남자 대표팀(21위)은 네덜란드보다 세계랭킹이 4위 높지만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최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며 선전했지만 이외 국제무대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자 대표팀(10위) 또한 이달 세계선수권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2020 도쿄올림픽 진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타이스는 “주니어 대표 때부터 꾸준히 봐왔는데 한국 선수들은 아름다운 기술을 갖고 있다. 지금도 기술적으로 재능 있는 선수는 많지만 조직력이 좀 약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한다. 같은 멤버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고 다른 선수들이 뽑히면서 매번 제로부터 시작한다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배구의 트렌드를 묻자 ‘효율’을 꼽은 타이스는 “5번 득점을 하더라도 5번 범실을 하면 0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3일 개막하는 2018~2019시즌 V리그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지난시즌을 3위로 마무리한 삼성화재는 지난달 2018 제천·KAL컵에서 타이스 없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새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국내 멤버로만 우승한) 팀 동료들이 나에게 ‘뭐 하러 왔느냐’고 장난을 하더라”며 웃음을 터뜨린 타이스는 “(FA로 영입한) 송희채는 OK저축은행 시절부터 공격과 리시브가 좋아서 눈여겨봤던 선수다. 희채가 와서 우리 팀의 공격 다양성이 더욱 커질 것 같다. 올 시즌엔 꼭 챔피언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화재는 14일 우리카드와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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