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연 장애인亞경기 또 2관왕
핸드사이클 로드레이스도 金… 3월 평창선 7개 종목 완주 기염
“도쿄 패럴림픽 金 꼭 갖고싶다”
7개월 전 평창 겨울 패럴림픽 때만 해도 이도연(46·전북)은 그저 ‘완주’만을 바라던 초보였다. 검은색 아스팔트가 익숙한 그에게 흰색 설원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창피하고 아팠지만, 이 악물고 일어섰다. 그렇게 크로스컨트리 등 7개 종목에서 완주를 해냈다. 처음 겪어본 겨울 패럴림픽을 메달 없이 마무리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자신의 주 무대로 돌아온 이도연이 ‘철의 여인’으로 거듭났다. 이도연은 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센툴 국제서킷에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아경기 핸드사이클 여자 로드레이스(스포츠 등급 H2-4) 결선에서 1시간15분16초713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전날 여자 도로 독주에 이어 이틀 연속 금메달이다. 더불어 4년 전 인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전날 도로 독주에서 은메달을 딴 2위 왕계현(50·1시간29분50초706)을 14분 넘게 따돌린 완승이었다.
그 원동력은 가족의 든든한 응원이었다. 이도연은 8월 이탈리아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고장 난 장비 탓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이를 알게 된 그의 작은아버지는 새 장비를 사라고 2000만 원을 흔쾌히 내놓았다.
여름에는 핸드사이클, 겨울에는 노르딕스키를 하는 이도연에게 늘 “건강하게만 하고 오라”고 격려하는 세 딸 설유선(25) 유준(23) 유휘(21)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도연은 ‘엄마를 당당히 여겨준다. 엄마 노릇도 제대로 못 해줬는데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땀을 더 쏟았다. 1991년 추락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이후 2006년 탁구를 접하며 사회로 나오기까지, 묵묵히 이도연의 곁을 지킨 어머니 김삼순 씨(70)도 큰 버팀목이다.
2012년 육상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도연은 그해 장애인 전국체육대회에서 창과 원반, 포환던지기에서 한국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이후 핸드사이클로 전향한 뒤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는 로드레이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4세에 스키를 배워 올해 3월 평창 겨울 패럴림픽에 노르딕스키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이도연은 그래도 목마르다. 벌써부터 2020년 도쿄 패럴림픽을 바라본다. “운동선수니 금메달 욕심이 납니다. (패럴림픽에선) 은메달밖에 못 따서 만족을 못 하겠어요. 패럴림픽 금메달만은 정말 갖고 싶어요. 일단 도쿄에 ‘올인’입니다.”
한편 남북 수영 단일팀은 8일 남자계영 400m 34P 결선에서 4분24초95의 기록으로 일본과 중국에 이어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단일팀은 장애인아시아경기 사상 최초로 메달을 차지했다. 다만 대회 규정에 따라 예선만 뛴 북한 선수들은 시상대에 오를 수 없어 대한장애인체육회는 9일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 등에 남북의 시상식 공동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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