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그랜달·김민식이 보여준 PS 포수의 중요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18일 05시 30분


‘안방마님’ 포수의 중요성은 단기전에서 더욱 커진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미국의 포스트시즌에서 포수로 골치를 앓는 팀들이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LA 다저스의 야스마니 그랜달은 공수 부진으로 홈팬들의 야유를 받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방마님’ 포수의 중요성은 단기전에서 더욱 커진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미국의 포스트시즌에서 포수로 골치를 앓는 팀들이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LA 다저스의 야스마니 그랜달은 공수 부진으로 홈팬들의 야유를 받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방이 소란스러우면 가을에 웃을 수 없다.

포수의 중요성은 ‘그라운드의 사령관’이라는 별명이 고스란히 설명한다. 정규시즌에서도 큰 지분을 차지하지만, 공 하나의 중요성이 상당한 단기전에서는 어깨가 더욱 무겁다. 한국과 미국의 올 포스트시즌(PS)은 유독 포수가 지배하고 있다.

● 타격 방해와 실점 빌미, 데칼코마니 닮은꼴

LA 다저스는 17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밀워키와 2018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제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승부를 최소 6차전까지 끌고가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도 6차전 선발 등판 기회를 갖게 됐다.

주목할 것은 다저스의 2패에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의 부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그랜달은 1차전 두 차례 패스트볼에 한 번의 타격방해를 저질렀다. 3차전에서도 패스트볼 하나를 추가했고, 찬스마다 번번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홈팬들의 야유가 이어졌다. 로버츠 감독은 “4차전에는 그랜달 대신 오스틴 반스를 낼 것”이라고 공언했고, 승리를 따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KIA 타이거즈는 16일 넥센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6-10으로 패했다. 기회가 몇 차례나 있었지만 자멸했다. 2-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 김혜성 타석에서 포수 김민식이 타격 방해를 범했다. 이어 무사 만루 이정후 타석에서는 인필드플라이 타구를 놓쳤다. 자동아웃이 선언될 수 있었지만, 타구가 파울라인 바깥으로 굴러나갔다. 기회를 다시 얻은 이정후는 희생플라이를 때려냈다. 김민식은 직후 폭투까지 범하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포수 출신으로 안방마님 육성의 달인이라 불리는 스포츠동아 조범현 해설위원은 “단기전에서 포수의 중요성이 드러난 경기”라고 평가했다.

‘안방마님’ 포수의 중요성은 단기전에서 더욱 커진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미국의 포스트시즌에서 포수로 골치를 앓는 팀들이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김민식 역시 한 이닝 2실책으로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을 막지 못했다. 스포츠동아DB
‘안방마님’ 포수의 중요성은 단기전에서 더욱 커진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미국의 포스트시즌에서 포수로 골치를 앓는 팀들이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김민식 역시 한 이닝 2실책으로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을 막지 못했다. 스포츠동아DB

● “한국과 미국 모두 포수 실책이 트렌드”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준PO)를 앞둔 한화 이글스는 17일 대전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강인권 배터리코치는 포수 자원들을 모아놓고 “한국과 미국 모두 가을야구에서 포수 실책이 트렌드”라고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한화와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는 주전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러본 포수를 나란히 보유 중이다. 한화 최재훈은 두산 시절이던 2013년, 양의지의 허리 부상으로 마스크를 썼다. 준PO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두산 안방은 최재훈의 몫이었다. 비록 삼성 라이온즈에 3승4패로 패했지만 이때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SK 이재원과 두산 양의지는 한국시리즈는 물론 태극마크 경험까지 있다.

하지만 순간의 집중력이 많은 것을 바꾸는 단기전에서는 과거의 경험에만 기댈 수 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김민식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팀 우승에 기여한 포수다. 그랜달 역시 지난해 월드시리즈 무대를 백업으로나마 밟아봤다. 경험에 의지하지 않는 집중력이 중요한 이유다. 안방의 잡음을 노출하지 않는 것. 이번 PS의 최대 화두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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