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종 오용준 이대성 박경상에 함지훈까지 외곽 공격에 가세하고 있다. 라건아와 이종현이 골밑을 지키면서 슈터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볼을 던지게 된 측면도 있다. 선수층이 두터워져 출전 시간 조절과 컨디션 유지를 통해 슈팅 감각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외곽슛이 잘 들어갔기 때문이다. 안 들어갔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앞으로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외곽포가 막히거나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유 감독은 100점 이상 경기에 대한 남다른 기억이 있다. 프로농구 원년 개막전으로 치러진 1997년 2월 1일 당시 유 감독은 대우증권 코치로 SBS(현 KGC)와 맞붙었다. 최고 인기 그룹 H.O.T.가 하프타임 공연을 펼친 이날 대우증권은 107-108로 SBS에 패했다. 유 감독은 국내 프로농구 1호 100점대 경기 때 벤치를 지킨 것이다. 당시 SBS는 개막 후 6경기 연속 100점 이상 득점하는 괴력을 떨쳤다. 앞으로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꼽힌다.
SBS 다음으로 LG가 2001년 4경기 연속 100점대 스코어를 기록한 적이 있다.
유 감독은 “2경기 연속 100점 돌파로 이긴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 감독의 기억은 정확했다.
유 감독은 2008년 모비스 사령탑으로 시즌 개막 후 2경기 연속 100점대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1승 1패였다. 11월 1일 LG를 상대로 107-91로 이긴 뒤 다음날 오리온스에는 111-112로 패했다. 이번 시즌처럼 2경기 연속 100점대 점수로 시즌을 시작한 모비스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이상민 이규섭 등이 버틴 삼성에 패했다. 당시 삼성은 챔피언결정전에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신인 하승진을 앞세운 KCC에 패했다.
10년 전 결과가 이번 시즌에도 적용되리란 법은 물론 없다. 하지만 2008~2009시즌 모비스의 정규시즌 우승에서 보듯 현재의 현대모비스 역시 정상에 근접했다는 사실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화끈한 출발에도 유재학 감독이 신중론을 펼치는 것도 이유가 있어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19일 삼성(울산), 21일 DB(원주)와 맞붙은 뒤 24일 강호 KCC(울산)를 만나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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