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최근 4차례 A매치를 무패(2승2무)로 장식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이후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끝난 파나마 평가전을 2-2 무승부로 마쳤으나 희망적인 요소를 충분히 찾을 수 있었다.
번뜩이는 재능의 어린 태극전사도 확보했다. 우루과이~파나마로 이어진 10월 A매치 시리즈를 위해 훈련캠프에 합류한 24명 중 18명이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다용도 카드’ 황인범(22·대전 시티즌)이 단연 돋보였다. 9~10월 캠프에 전부 참여해 4경기를 뛰며 첫 선발 출격한 파나마전에서 묵직한 슛으로 A매치 데뷔 골을 터트렸다. 양발 모두 잘 활용하고 날카로운 패스와 축구지능이 일품인 황인범은 이미 벤투 감독의 눈에 쏙 들어왔다.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황인범을 향한 유럽클럽의 관심도 다시 높아진 분위기다. 그를 둘러싸고 특별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7일 유럽 축구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독일 분데스리가 두 클럽이 황인범을 유심히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 하나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다. 1900년 창단된 이 클럽은 황인범이 군 입대에 앞서 유럽 진출을 타진한 2016년 하반기부터 스카우트 리스트에 포함시켰고 꾸준히 근황을 살피고 있다. 입단은 불발됐으나 당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벤피카(포르투갈) 등과 긴밀히 접촉해 존재를 알렸다. 당연히 황인범이 아산 경찰청 소속으로 나선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금메달을 따 조기 전역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적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이 없다는 의미다. 독일 서부에 연고를 둔 또 다른 한 팀 역시 황인범에게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서두를 것은 없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어릴수록 이적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한 번 타이밍을 놓치면 기회가 닿지 않는다. 특히 분데스리가는 젊은 피를 좋아한다. 뒤늦게 유럽무대를 밟은 이재성(26·홀슈타인 킬)이 “좀 더 과감히 도전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하는 배경이다. 다행히 황인범은 가장 적절한 시기다.
K리그2에서 치열한 승격경쟁을 벌이는 대전도 잘 알고 있다.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계약기간이 2년 남았지만 남는 장사를 위해선 다가올 겨울이적시장이 적기다. “유럽 클럽이 먼저 나를 찾아오도록 멈춤 없이 성장 하겠다”는 황인범의 오랜 꿈이 한 발자국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