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15분 티오프에도 100명 넘는 갤러리가 18홀 내내 선수들의 뒤를 따라다녔다. 일거수일투족도 놓치지 않았다.
18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더 CJ컵) 1라운드에서 단연 화제는 저스틴 토머스(25), 브룩스 켑카(28), 임성재(20)조였다. 2017∼2018시즌 올해의 선수 켑카(세계랭킹 3위)와 디펜딩 챔프 토머스(4위)의 동반 플레이에 외신들은 ‘CJ컵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스토리 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웹닷컴(PGA 2부)투어에서 상금왕을 하며 PGA투어에 입성한 제주 출신 신예 임성재도 양대 스타 사이에 도전장을 던졌다.
소문난 잔치에 스코어는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연습라운드 때부터 선수들이 우려했던 거센 바람이 문제였다. 켑카가 1언더파 공동 11위를, 토머스와 임성재는 각각 1오버파(공동 33위)를 기록했다. 켑카는 “전반 9홀에서 힘들었다. 퍼팅까지 굉장히 어려웠다. 내리막 라인에서 뒷바람을 받은 채로 공을 세우기가 꽤 힘들었다. 오늘 같은 상황에서 언더파면 좋은 스코어”라고 설명했다.
‘훼방꾼’의 방해에도 세계 톱스타들과의 동반 플레이는 임성재에게 자극이 됐다. 그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를 하니 초반에는 기가 죽었다”며 너털웃음을 짓고는 “한때 4오버 파까지 갔는데 최대한 집중해서 점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이날 10번홀에서 출발한 임성재는 마지막 2개홀(8, 9번)에서 연속 버디를 따내 2라운드 반전을 예고했다.
두 선수를 향한 감탄도 숨기지 않았다. 임성재는 “토머스는 확실히 찬스를 잘 살리고 퍼팅 확률도 높았다. 특히 탄도 조절을 잘하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켑카에 대해서는 “초반에 많이 흔들렸는데 표정 변화가 없더라. 시즌 메이저 2승을 한 선수라 그런지 감정 기복도 없어 보였다. 장타자답게 드라이버 티샷을 하는 것도 보고 배웠다”고 했다.
경기 후 임성재는 웹투어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그는 “(시즌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 목표다. 1승도 한 번 해보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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